정체모를 낯선 온라인 음악가는 해외 언더그라운드가 주목하는 스타를 거쳐 이제는 국내에서도 숱한 부름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라이브 공연 은퇴를 번복한 이래 더 많은 무대에 오르고 있고, 슈게이즈 신에 새로 참전한 공원의 < 01 > EP 등으로 프로듀싱 크레딧도 챙기는 중이다. 이방인에 머무를 것처럼 보였던 커리어 초반의 인식과 달리 파란노을은 부지런히 더 넓게 뻗어 나간다.
새 EP < Single Mind Worst Thought >의 싱글로 3개월 먼저 공개한 '상처'는 그의 음악을 들어봤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곡이다. 지글대는 기타 아래 깔린 그리 어렵지 않은 선율, 비관적인 상황 속 그리움에 허우적대는 가사, 그리고 이해되기를 주저하듯이 소리의 벽 뒤에 숨은 목소리. 끝내 잡음에 파묻히는 후반부의 절규는 그를 우상으로 삼았던 아웃사이더들의 심리를 함축하는 듯하다. 익숙한 모양새지만 그의 세계가 밖으로 커지는 와중에도 안쪽에서의 박음질을 쉬지 않는다는 것에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