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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ght
존 레전드(John Legend)
2026

by 손민현

2026.09.25

리드 싱글이 지닌 의례적인 정찰병 역할 이상을 수행한다. 도입부부터 앨범 지휘자로서의 존재감을 표출한 퍼렐 윌리엄스에 뒤이어 다채로운 연주가 청각을 깨운다. 피아노가 중심에서 약간 밀려났고 박자의 세련된 움직임이 한층 강조된 변화 속 주인공인 가수가 발을 차분히 내딛고 그의 상징과 생명력이 굳건함을 증명한다. 작은 합주실이 좁을 만한 실연자의 무리 교배에서도 잃지 않은 팝의 형식미와 멜로디, 직관적인 심상과 언어, 숨길 수 없는 끈적한 소울 음색이 역시 단번에 꽂힌다.

 

다양하게 듣는 재미와 균형을 동시에 쥐었다. 연결의 미학을 살린 전통적인 보컬이 윗단을 단단하게 잡고 있으면, 잘게 쪼갠 현대적인 인공 리듬이 이에 대응한다. 그렇게 설정된 이 곡의 범위를 현악기와 브라스, 퍼커션 등 교향악단 일체를 대동한 선율이 부드럽게 오가며 빈 곳을 가볍게 채운다. 세 파트가 어지러이 뛰놀면서 점잖게 각자의 매력 층위를 뽐내는 후반부 브릿지가 집중 감상 포인트다. 어느 하나 튀지 않는 조화와 클래식과 컨템포러리의 즐거운 줄다리기. 자본과 영향력의 크기만 한 음악도 참 오랜만이다.

손민현(sonminh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