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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e & Play
튜이드(TUIDE)
2026

by 한성현

2026.09.11

웰메이드와 레디메이드 그 어딘가

이쯤 되니 하이브 산하 걸그룹의 데뷔작이 공유하는 기조가 보인다. 철저히 베이스 위주로 꾸린 르세라핌의 'Fearless', 본격 게임 체인저를 자처한 뉴진스의 미니멀리즘, 아기자기한 이펙트를 걷어내면 이지리스닝이 확연한 아일릿. 새로운 레이블 ABD에서 선보이는 7인조 튜이드도 그 뒤를 밟는다. 기획과 제작진 섭외에 공을 들이되 들리는 음악은 힘을 최대한 빼는 식이다.

레이블 이름을 딴 오프닝 트랙을 제외하면 확실히 첫인상에 강세를 두는 음악은 아니다. 타이틀곡 'Sun kiss'부터 아예 주 모티브를 따라 계속 흘러가는 '빠라바빠빠'를 포인트로 배치하여 은은한 침투를 노린다. 목표 구현을 위한 장치로 소울 장르의 요소를 선택한 것은 그래도 절묘했다. 도시 대신 자연을 무대 삼은 작년 하츠투하츠의 'The chase', 아예 초원에서 뛰어노는 키키의 'I do me'와 심상 자체는 유사하나 어쿠스틱 악기 사용이 흔치 않은 나른함을 부여한다.

다국적 송캠프 시스템에서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시선을 다시 돌리는 K팝의 동향은 < Tune & Play >의 크레딧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작 음악 안에서 활용도를 찾기는 어렵다. 다양한 작사가의 어법을 읽어내기에 한국어 비중은 2020년대 평균과 다를 바 없이 낮고, 메인 프로듀서를 맡은 그루비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절제된 알앤비 기반 사운드는 분명 그들의 것이나 슬슬 끝물이 다가오는 UK 개러지 리듬의 'Grls'는 업계의 문법에서 이들조차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린다.

말끔한 것은 알겠다. 그 이상의 재미는 글쎄. 'Echo'만 하더라도 그루비룸의 취향을 더 살리려 했다면 자넷 잭슨의 'All for you'가 아니라 가요를 샘플로 빌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먼저 든다. 꼼꼼한 제조 공정 덕에 전체 품질이 높아진다 한들 끝내 일정 규격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은 그치지 않고 이어질 전망이다. 만족도와 별개로 개운하지 않은 앨범. 튜이드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고 이미 레퍼토리도 뻔하지만, 당장 그 외에 떠오르는 말을 찾기는 힘들다.

-수록곡-
1. ABD [추천]
2. Sun kiss [추천]
3. Echo
4. Flip-flop girl
5. Grls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