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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fin' boy
레드벨벳(Red Velvet)
2026

by 박시훈

2026.08.18

따스한 바람에 스치는 살갗이 간지럽다. 강렬한 태양 빛이 쏟아져 내렸던 ‘빨간 맛 (Red flavor)’의 원색 선율감을 걷어낸 신곡은 저녁노을이 내려앉은 해변가로 향한다. 제목부터 < Velvet Summer >인 만큼, 이전과는 다른 오묘한 분위기에 낯설기도 잠시. 곧이어 터져 나오는 두터운 합창과 보사노바의 흥겨운 리듬이 만나 열대야의 무더운 공기를 기분 좋게 끌어안는다. 대다수의 서머송이 축적해 온 전형성을 뒤집는 전개 속에서 양가적 심상을 지닌 레드벨벳이라는 이름은 이토록 절묘하다.


사실상 후렴에 무게 중심이 쏠린 구조임에도 음악은 예상외로 안정적이다. 잔물결이 일든 높은 파도가 덮쳐 오든 베테랑 서퍼들에게는 이 불규칙한 물살도 그저 흥미로운 도전일 테다. 아련한 정서를 유도하는 벌스에서는 이에 맞춰 절제된 멜로디를, 클라이맥스를 예고하는 브릿지 구간에는 특유의 탄탄한 보컬을 운용하며 완급을 조절했다. 그러니 경쾌한 리듬 위에 안착한 설렘의 노랫말도 향수에 젖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의 아릿한 감각으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은은한 열기만으로 여름을 즐기는 이들만의 방식. 때로는 한낮보다 해 질 녘에 뜨거운 추억이 남는다. 

박시훈(sihun66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