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 김재덕과 소리꾼 이희문의 만남. 여기서 김재덕은 젝스키스의 멤버를 말하는 게 아니다. 모던테이블이라는 무용 단체를 이끌며 특히 ‘다크니스 품바’를 비롯한 공연으로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활약하고 있는 안무가를 말한다. 같이 호흡을 맞춘 이희문은 2017년 국제적 관심을 모았던 그룹 씽씽과 함께 한국남자, 오방신과, 강남오아시스 등으로 계속해서 비틀고 변화하며 민요의 멈추지 않는 생명력을 몸소 실현하고 있는 경기민요 국악인이다. 이 둘은 작년 < 여우락 페스티벌 >을 위한 EP < 접점 (Encounter) >에서 협업한 사례가 있으며, 공연 음악으로 국악을 적극 활용하는 김재덕과 재즈, 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이희문이 뭉쳤기에 어색하거나 이상한 기류는 없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이 온 세상에 < Arirang >을 알린 지 5개월 만이다. 이제는 위상이 달라진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육성을 통해 팝의 문법으로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수많은 아이랑을 포함해 작년 < 요 Yo:song >에서도 ‘정선아리랑’을 선보였던 이희문이지만 이번 ’정선’은 프로듀싱을 맡은 김재덕이 먼저 분위기를 제압한다. 탄식의 구음과 함께 반복적이고 미니멀한 반주가 깔리면 익숙함에서 나오는 선율의 단단함을 이희문이 휘감는다. 고단하고 늘어지는, 어딘가 무거운 한의 기운을 더 내리깐다.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들리는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굴곡없이 흐르는 소리가 마치 아쟁을 떠올리게 만들며 탐미하는 재미를 안겨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