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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중식이
2026

by 남강민

2026.07.15

밴드의 시그니처 ‘촌스록’에 로맨틱을 가미한 싱글 '꽃게'는 중식이만의 생동감 가득한 비유로 사랑의 여운을 그린다. 담담한 고백 '나는 반딧불'에 비하면 소멸마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주인공의 낭만은 제법 파격적이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마저 황홀에 겨워하는 엽기적인 태도와 능동적으로 삶을 지키겠다던 반딧불이의 다짐이 대비되는 듯하면서도 전달력 면에서 진정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세련되지 않더라도 감정에 충실한 특유의 화법이 로맨스 서사를 만나니 유쾌함은 배가 된다.


간단한 멜로디와 노랫말이 입가를 맴돈다. 기타와 드럼 사이로 경쾌하게 내지르는 보컬은 주제가 불러온 강한 인상에 익살맞은 분위기를 더해 잔상의 농도를 끌어올린다. 다만 안전한 노선을 추구한 나머지 구성 자체의 신선함은 약하다. 동요 같은 박자감과 선율은 악뮤의 '후라이의 꿈'이, 소재 자체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이 떠오르다 보니 은은한 기시감을 지우긴 어렵다. 그렇다고 흠으로 단정하기엔 독보적인 솔직함과 유머 코드가 단연 눈에 띈다. 게다가 시원한 사운드가 계절감과 맞물려 무난히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남강민(souththriver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