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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she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
2026

by 박승민

2026.04.16

키스오브라이프의 작년은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춘 해였다. 데뷔부터 그룹의 개성을 채색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해인과의 동행을 종료한 후 내놓은 < 224 >는 레트로를 바탕으로 여러 장르를 아울렀다는 점에서 기존의 접근법을 답습한 쪽에 가까웠다. 'Midas touch'부터 'Sticky'와 ‘Igloo’까지 연타석 안타를 터트렸던 2024년에 비해 아쉬운 결과여서일까,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기로에서 이들은 다시 한번 제자리에 머무르기를 택한다. 알앤비에서 댄서블한 팝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을 뿐 ‘Who is she’는 여전히 2000년대 초반을 가리킨다.


한계 역시 그대로다. ‘Lips hips kiss’같이 안정적인, 다르게 말하면 평이한 구성으로 도드라지는 순간 없이 곡이 전개된다. 메인 멜로디의 힘이 떨어지는 탓에 주요 콘셉트인 ‘Who is she?’라는 질문 또한 그저 흘러가고 만다. 긴장감을 더하는 도입부, 퍼포먼스를 지탱하고 그루브를 만드는 댄스 브레이크처럼 가창이 최소화된 구간이 외려 달가울 따름이다. 경쾌한 기타 사운드를 통해 최소한의 소구력을 갖춘 수록곡 ‘Don’t mind me‘와 비교하면 차별점의 부재는 더욱 도드라진다. 언더독 서사를 앞세우기에는 이미 팀의 체급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지 않았는가. 이변은 상대가 예상치 못한 빈틈을 찌를 때 일어난다.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