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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tz
문별
2026

by 한성현

2026.04.09

차라리 ‘기세’가 타이틀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퐁크와 하이퍼 팝 등 해외 전자음악의 추세를 잘 흡수한 그 곡이 주는 재미에 비해 ‘Hertz’는 큰 틀은 비슷해도 어딘가 약하다. 보컬과 랩 모두 혈혈단신으로 소화하긴 하나 달리는 속력에 비해 목소리가 뻗지 못해 두꺼운 음색의 답답함이 가중되고, 살짝 ‘고고베베’처럼 흘러가는 후렴도 스키드 마크를 남길 정도는 아닌 탓이다. 헬멧을 쓴 레이서 콘셉트의 뮤직비디오와 후렴마다 등장하는 일렉트릭 기타는 에스파의 ‘Rich man’이 떠오르기도 한다.


한동안 팝 록과 펑크(funk)로 명랑한 복고 이미지를 꾀하던 것과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자기표현이 가장 두드러졌던 ‘달이 태양을 가릴 때’와 비슷한 콘셉트로 미뤄보아 본인의 취향이 더 기우는 곳은 이쪽인가 생각하게 되지만 정작 그가 더 날아다니는 분야는 직관적인 음악 쪽이라 이런 불일치가 야속하다. 어느덧 솔로 데뷔 8년 차, 마마무의 래퍼라는 것 이상의 정체성을 확립할 기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