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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urbody (춤춰)
효연(HYO)
2026

by 손민현

2026.04.02

꾸준히 채워온 전자음악 포트폴리오에 공격성 비율을 높인다. 무대에서 디제이 부스로 자리를 옮긴 지 꽤 지난 효연이 겨냥한 공간은 움직임을 자유로이 하는 모든 곳이었다. 뭄바톤의 ‘Picture’나 두아 리파 풍 레트로 팝 ‘Retro romance’까지만 해도 흥을 절제한 것과 달리 올해 ‘Yes’부터는 빠른 스텝을 밟더니 신곡은 느닷없는 봄의 질주다. 이따금 모습을 드러내던 브라질리언 퐁크(Phonk)에 최근 한반도에 유행 바람이 부는 여러 일렉트로닉 장르를 배합해 사정없이 귀를 찔러대는 ‘하드 리스닝’. 이 간결한 2분의 목적은 노골적이다.


멜로디가 중요한 노래보다는 주문에 가깝다. 초장부터 기세 강한 타악기 위 자리 잡은 서늘한 말씀은 오직 하나다. 침묵을 유지한 채 음악을 재생하고 몸을 움직이며 계속 반복하기. 이를 따른 퍼포먼스의 양상도 분명 제례와 같을 것이다. 이 댄스 순례에 동행한 디제이 시저(Czaer)도, 효연이 주최한 파티 브랜드 < 화:합 >도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본다. 요즘 K팝에 테크노가 들리거나, 성수동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레이브를 즐기거나 말거나. 소녀시대 후예의 전자음악 천명은 이미 한참 전이었다. 유행이 드디어 효연을 따라잡은 것뿐이다.

손민현(sonminh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