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니 참 긴 기다림이었다. K팝과 알앤비 신 모두의 주목을 받은 소울풀한 목소리는 경쟁력 이상으로 커진 기대 속에서 짧지 않은 숙성을 거쳐야 했다. < K팝스타 시즌3 >에서의 등장 이후 데뷔까지 7년, 그 후로 5년이 지나 발매한 첫 정규작 < Hannah’s Studio >는 지나온 시간을 정직하게 전시한다. 그간의 노력을 17곡에 가득 채웠지만 어디에도 미련과 후회는 없다. 함께한 친구, 깊어진 취향 한가운데 꾸준히 뜨거웠던 장한나가 있다.
제법 많은 트랙 수에도 불구하고 변주를 줄인 자신감은 성숙해진 보컬 스펙트럼에서 온다. 재지한 ‘Bartender’와 타이틀 ‘Kpopstar’의 어쿠스틱한 질감, 몽롱한 ‘Keep it going’까지 다소 단조로운 리듬 배치에도 가창의 디테일이 촘촘하다. 사운드 또한 2023년 EP < Hannah’s Party >에 비하면 무난한 편이지만 그만큼 발성과 발음이 주는 나른한 분위기가 앨범의 인상을 형성해 음색 자체에 맥락을 부여한다.
장르와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 비해 흐름을 이끄는 힘은 약하다. ‘A good thang’과 ‘Sugar honey iced tea’의 비슷한 피아노 반주는 특색 없이 밋밋하고 ‘Down’은 묵직한 비트 이외의 포인트가 부족해 가창력을 입증하는 정도에 그친다. 물론 주도권은 범키와 호흡을 맞춘 ‘Something real’이나 2000년대 레트로 스타일 ‘Burning slow’에 있지만 그 역시 여백을 채울 만큼의 흡인력보다 아티스트의 색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처음이라는 수식어에 거창함 대신 진솔함을 담는 여유. 그는 지난날을 묻는 시선에 ‘느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답하며 지금을 있게 한 소중한 공간을 내보인다. 기획보다는 아카이빙에 가까운 구조 탓에 응집력의 부재나 유사한 정서의 중복처럼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요소도 있다. 그럼에도 맥 컬리와 요셉 등 친한 동료 아티스트의 피처링, 지난번에 이어 다시 한번 제작을 도맡은 프로듀서 유지피(UGP)와의 호흡은 반갑도록 풍성하다. 기억 속 선명한 음색으로 듣는 장한나의 오늘이다.
-수록곡-
1. Holy moly
2. Bartender
3. Something real (Feat. BUMKEY) [추천]
4. Power
5. A good thang (Feat. G2)
6. Choosy [추천]
7. Ain't that guy
8. Kpopstar
9. Down (Feat. DUT2)
10. Cinnamon kisser (Feat. Mac Curly) [추천]
11. Keep it going (Feat. Yoseph)
12. Man like you (Feat. Los)
13. Sticky clap
14. Burning slow [추천]
15. I love you (with all my heart) [추천]
16. Sugar honey iced tea
17. Never chan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