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가득히 돌아왔다. 2집 < Frame > 이후 정규작으로는 11년 만에 찾아온 밴드 국카스텐의 3집 < Aurum >은 오랜 기다림에 상응하는 거대한 부피를 자랑한다. 총 20곡 분량으로 6개의 테마를 갖춘 더블 앨범인 데다가 각 트랙을 형상화한 조각품까지 제작하며 음악 외적인 볼거리 또한 챙겼다.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만화경 속 볼거리가 형형색색 가득하다.
렌즈를 들여다보면 담은 내용물만큼이나 여기저기 붙은 안내문이 많다. 시대정신, 초인(Übermensch), 카이로스, < 파우스트 >와 < 돈키호테 > 등 철학, 신화, 고전문학을 아우르는 개념어가 산재해 있고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도 빼곡히 차 있다. 그러나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은 결국 음악. 시작을 여는 테마 1과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의 ‘. (점)’으로 끝나는 테마 2까지 곡의 배치가 정돈되지 않아 초점이 흔들린다. 범람하는 텍스트 속에서 ‘Kairos’, ‘Overman’, ‘Roller’로 이어지는 강렬한 하드록 삼 연타가 그래도 최소한의 중심을 잡았다.
화려한 인상에 비해 흐릿했던 채도는 죽음, 몰락처럼 더 어두워진 세 번째 주제에 이르러 제 빛깔을 되찾는다. 전매특허인 동양풍의 오묘한 선율로 ‘Preta’가 운을 띄운 뒤, ‘Mephisto’의 전자 음악적 질감과 토속적인 장단에 다다르면 비로소 고유의 섬찟한 사이키델리아가 살아나며 이질적인 일렉트로닉과 국악의 요소를 온전히 끌어안는다. 호흡을 되찾으니 앞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Roller (Remix ver)’의 편곡과 달리 래퍼 쿤타를 불러온 ‘Antmil (Reggae ver)’은 재구성의 방향성과 신선한 매력을 자연스레 획득한다.
국카스텐의 음악은 원래 난해했다. 그런데도 이들의 쉽지 않은 음악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장황한 설명 없이도 복잡다단한 세계와 언어가 기묘한 사운드를 통해 본능적으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이번엔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부푼 야심이 그 직관성을 떨어트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넘치게 채운 만큼 폭발하는 창작력과 에너지만이 뇌리에 남는다. 라틴어로 황금을 뜻하는 제목처럼 이들은 시간이 가도 퇴색되지 않는 자신들의 가치를 끝내 관철했다. 헤맨 끝에 도달한 금빛 이상향이 어지러이 광채를 뿜는다.
-수록곡-
CD 1
1. Dream
2. Kairos
3. Overman
4. Roller [추천]
5. 風濤 (풍도)
6. Roller (Remix ver)
7. Angstblüte
8. . (점)
9. Cup
10. Preta [추천]
11. Ocelli
12. Mephisto [추천]
CD 2
1. Antmil [추천]
2. Antmil (Reggae ver) [추천]
3. Puppet
4. Walking dead
5. Mambrino
6. Kick out [추천]
7. Back door
8. Wake 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