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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5
송소희
2025

by 박시훈

2025.12.31

창작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고뇌의 연속이다. 무엇을 더한들 허기는 쉽게 채워지지 않고 섣불리 걷어낼수록 개성은 옅어지는 굴레에서 송소희의 ‘Not a dream’은 쾌청한 소리만큼 확신에 찬 결론이었다. 현대적인 편곡과 민요의 창법이 어우러진 선율에는 중간 지점의 도출이 빛을 발했고 그 균형 감각은 신보 < Re:5 >에서 구체화됐다. 동양의 오행과 새로운 시작 ‘Re’가 합쳐진 제목이 암시하듯 이번 EP는 국악과 팝의 교차를 중심축으로 삼았다. 
 
전작 < 공중무용 >(2024)에서 선보였던 작법이지만 적용하는 방식은 한층 과감하다. 신스팝과 밴드 사운드가 합을 이룬 ‘반짝놀이터(Ashine!)’와 하우스 리듬을 전격 수용한 ‘부서진 것들’은 팝을 지향하는 앨범의 성격을 대변하고 국악의 요소를 부각한 이전 수록곡들과 차이를 둔다. 여기에 근래 음악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부여하는 것은 가창이다. 일반적인 가요의 문법을 따르면서 과감하게 분출하는 특유의 발성이 그를 어느 한 분야에만 속하지 않는 경계를 넘나드는 뮤지션으로 만든다. 

최신 사운드를 접목했다는 점만으로도 고무적이나 송소희가 바라보는 건 그 이상이다. 각양각색의 악기들이 빚은 이국성과 국악의 어법이 불러들이는 토속성이 결합한 ‘Hamba kahle’에서의 가창은 주술사로 분한 듯 강렬하다. 익숙함과 생경함이 공존하는 이 곡에서 소리꾼의 울림은 어느 때보다 신통하며 가수가 품은 폭넓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편곡의 규모를 확장한 ‘A blind runner’와 신시사이저 레이어를 주축으로 한 ‘알래스카의 사랑-해’ 역시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돋보이는 넘버다. 이렇게 여러 장르를 결속하는 접근이 영리하고 호기롭다. 
 
전통 음악인들에게 저마다의 특이점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지금, 송소희의 방법론은 간결하기에 대범하다. 극한의 변칙을 가하여 남들과 구별을 지을 것도 구태여 한국의 미학을 숭상할 필요도 없이 기존의 소리를 기호에 맞게 배열하는 전략이다. 국악과 팝의 무게 중심이 완연한 < Re:5 >에서 다섯 단계의 순환을 거치며 삶의 여정이 완성된다는 주제 또한 자연스럽다. 특장점을 표출하면서 청사진을 적립한 이번 앨범은 소리꾼의 개화를 알리는 훌륭한 쇼케이스다.

-수록곡-
1. 반짝놀이터(Ashine!) [추천]
2. 부서진 것들 [추천]
3. Hamba kahle [추천]
4. A blind runner
5. 알래스카의 사랑-해
박시훈(sihun66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