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Lip Bomb
리센느(RESCENE)
2025

by 소승근

2025.11.29

올해 초 역주행에 성공한 ‘Love attack’과 미국 빌보드가 선정한 ‘2025년 상반기 K팝 앨범 25’에 오른 < Glow Up >을 추진력으로 삼은 리센느는 여름에 싱글 앨범 < Dearest >와 11월에 공개한 미니 3집 < Lip Bomb >까지 여백 없는 활동을 이어왔다. 쉴 틈 없는 컴백으로 이번 수록곡들의 완성도에 의문이 들었지만 이것은 단지 우려였다. 우리는 2025년의 끝자락에서 5인조 K팝 걸그룹 리센느의 멋진 앨범 < Lip Bomb >을 마주한다. 


모든 멤버들이 멜로디 후크를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 리센느의 특별함이지만 < Lip Bomb >에서는 리브와 미나미의 보컬이 전면에 나왔고 화음과 프리코러스를 받쳐주는 메이, 제나, 원이는 그 틈에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철저한 노력과 충분한 연습으로 보상 받은 자신감의 발로다. 타이틀곡 ‘Bloom’과 명곡 ‘Love echo’ 그리고 리듬 앤 블루스 넘버 ‘MVP’에서 리브와 미나미의 진성은 그룹 전체에 에너지원을 공급하고 깔끔한 사운드와 변칙적인 연주는 음반 전체를 풍성하게 포옹한다. 


32비트의 하이해트 연주로 시작하는 8비트 노래 ‘Bloom’의 대중성은 입천장에 붙은 인절미처럼 귀와 마음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Love attack’만큼 억지가 없으며 주요 멜로디에서 점차 음을 올리는 다섯 명의 보컬은 그들의 성장을 상징하고 ‘MVP’의 후반부에서 들려주는 미나미의 애드리브는 성숙을 의미한다. 앨범의 하이라이트 ‘Love echo’는 이달의 소녀의 ‘Butterfly’, 피프티 피프티의 ‘Lovin me’, 라임라잇의 ‘Eye to eye’만큼 웅대하고 아름다운 일렉트로닉 업템포 트랙으로 올해에 가장 멋진 음악 선물 중 하나다. 전작 ‘Lucky you’, ‘Crash’와 같은 결의 ‘Love echo’는 리센느의 또 다른 면을 정의하는 프로그레시브 팝 스타일의 골든 트랙이다.  


중소 소속사 그룹들의 생존 방법은 결국 음악이다. 팬덤이 막강한 대형 기획사의 그룹들과 달리 그들은 노래가 좋지 않으면 대중의 주목을 끌 수도 없고 생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런 현재의 K팝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직하게 증명하는 팀이다. 리센느는 자신들이 있어야 할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수록곡-

1. Heart drop

2. Bloom [추천]

3. Love echo [추천]

4. Hello XO

5. MVP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