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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ind White
컨파인드 화이트(Confined White)
2025

by 한성현

2025.11.28

여러 페스티벌 출연과 2025년 펜타포트 슈퍼루키로 선정 등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밴드 컨파인드 화이트의 첫 EP다. 2020년 말부터 싱글 위주의 활동을 지속한 이 4인조는 호흡을 늘린 다섯 곡의 음반에서 변화를 택했다. 여태 보여줬던 속도감은 ‘소년’ 정도에 녹아 있을 뿐, 나머지 트랙에서는 템포를 크게 낮추며 그전에 얼핏 힌트를 줬던 서정성을 전면에 끄집어낸다.

크게 나눈다면 한쪽에서는 ‘청춘’을 외치고 다른 편에서는 우울감을 내비치고 있는 작금의 인디 밴드 신이다. 드림 팝과 슈게이즈로 꾸린 < Confined White >는 외관상 후자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침잠하지는 않는다. 고요함 속에서 서로를 다독이는 ‘넷’과 멤버 숫자를 지칭하며 함께 있음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Confined white’가 보여주듯 음반의 감정은 고독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팬데믹 이후 공동체에 대한 갈망을 타고 급부상한 밴드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차가움 속에 깃든 따뜻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긍정은 가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작법으로도 발현된다. 하강하는 기타 솔로가 후반을 이끄는 ‘유성우’는 제목처럼 밤하늘 별이 떨어지는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리듬 기타의 지구력이 돋보이는 ‘소년’은 전반적인 무드 차이가 있긴 하나 이들이 대중적인 접근법을 또한 취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곡이다. 준수한 연주력 덕분에 가능성은 손쉽게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잔잔한 전반부를 지나 극적으로 치닫는 미괄식 구조의 일부 반복, 팝적인 감각을 꺼내길 아직 망설이는 듯한 멜로디 라인 등 다듬을 만한 것은 있다. 개인과 개인 이상의 연대에 대한 소망이 담긴 가삿말과 세심함이 묻어나오는 사운드 구성은 그러나 조금 울퉁불퉁하기에 더욱 순수함을 발한다. 순백의 마음을 내밀히 간직한다는 이름과 달리 컨파인드 화이트의 음악은 세상을 향해 팔을 넓게 벌리는 중이다.

-수록곡-
1. 0(Zero)
2. 소년 [추천]
3. 유성우 [추천]
4. 넷
5. Confined white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