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서연에게 Y:SY이라는 예명은 프로미스나인이라는 구조 아래 조정되어 왔던 그의 감각을 보다 솔직하게 재배치하려는 시도일 테다. 알앤비의 질감을 농밀하게 품고 있는 ‘Naked’는 그 방증이다. 내면에 집중한 표현과 감정적 노출을 요구하는 비유들이 새로운 정체성의 단서다. 본능적이고 섬세한 보컬은 영어 가사의 음악적 뉘앙스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면서 이전의 활동과 결을 달리한다.
노래의 멜로디는 귀에 쉽게 들어온다는 점에서 K팝의 익숙한 패턴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이를 몽환적인 비트와 흑인음악에서 주로 쓰이는 보컬 기법으로 비틀어 변주하는 모양새다. 후반부의 편곡에서 얼마간 흡입력이 옅어지는 인상이 있으나 감상의 의지를 잃어버리게 할 정도는 아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성취라기보단 가수의 방향을 드러내는 선언에 가까운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