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메이저 인터뷰

82메이저(82MAJOR)

by 박시훈

2025.11.20

겉과 속 모두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 국가 번호를 사용하는 특이한 그룹명부터 예명을 대신해 본명으로 무대에 오르는 모습, 고심 끝에 문장을 작성하고 이를 음표에 새겨놓는 과정까지 82메이저는 여러 면면에 강한 개성을 지닌 팀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확고한 방향성. 데뷔 이래 꾸준히 탐구해 온 힙합의 문법은 다양한 양분을 흡수하여 그 몸집을 부풀리는 중이고 정진의 자세는 곧 이들의 자신감을 표방한다. 

독특한 음악색과 작업 방식 등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던 이즘은 소속사 그레이트엠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단체 구호로 반갑게 맞이해준 이들과의 인터뷰는 즐거운 대화의 연속이었다. 아이돌보단 자유로운 힙합 크루 같은 멤버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털어놓았고 답변 내내 함께하는 사람들을 향한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그룹명에 담긴 포부처럼 세계를 활보하며 수많은 트로피를 거머쥘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조성일, 윤예찬

먼저 82메이저의 의미부터 묻고 싶다. 대한민국 국가 번호를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조성일: 82메이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가 되어 세계로 나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멤버 모두가 예명이 아닌 본명을 사용하고 캐나다에서 온 윤예찬도 한국 이름으로 활동한다. 이와 더불어 음악과 뮤직비디오에도 한국적인 이미지를 담아 우리만의 멋을 보여주고 싶었다. 

데뷔한 지 2년이 지났다. 원래 계획한 목표는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윤예찬: 개인적으로는 내가 만든 음악을 세상에 내놓는 게 가장 큰 목표였고 팀으로서는 함께 상을 받아보고 싶었다. 82메이저 활동을 통해 그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 디 어워즈 >에서 수상의 기쁨도 안았다. 세웠던 목표들을 차근차근 이뤄가는 중이다. 

얼마 전 북미 투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국내외 반응이 좋은 곡이 다를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황성빈: 해외 관객들의 떼창을 유도했던 ‘Face time’이 반응이 좋아 놀랐다. 우리말 발음이 어려울 텐데도 한국어 가사가 나오는 부분들을 따라 부르는 모습에서 감동 받았고 감사했다.  

SM 엔터테인먼트와 사업적으로 협력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조성일: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와중 가능성을 알아봐 준 것에 감사하다. 또한 평소에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많은 SM과 함께하는 점이 의미가 깊다. 

김도균: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늘어 든든하다. 현재로선 여러 생각을 하기보단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힙합 문화와 랩은 82메이저의 정체성이다. 원래부터 멤버들의 관심사였는지 궁금하다.  
윤예찬: 나는 캐나다에서 나고 자라 학창 시절 친구들과 랩을 주고받으며 힙합을 접했다. 이후 아이돌을 꿈꾸며 한국에 왔지만 연습생으로 지내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 작사, 작곡도 하고 있더라. 마침 함께 연습하던 멤버들 역시 힙합과 랩을 좋아했고 그렇게 우리의 공통분모가 82메이저로 이어졌다.

82메이저 이외에도 힙합을 전면에 내세우는 K팝 그룹들이 존재한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차별점은 무엇인가. 
조성일: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다. 모든 멤버가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특히 수록곡 같은 경우에는 녹음실에서 비트를 틀어놓고 자유롭게 불러본 뒤 서로의 아이디어를 조율하여 완성한다. 또한 무대에서 선보일 세트리스트를 직접 설정하는 등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의 진심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소속사에서 멤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 같다. 
윤예찬: 물론 회사 입장에서 전부 들어줄 순 없겠지만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반영해 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록곡은 비트만 전달받기에 우리가 직접 주제를 정하고 멜로디를 만든다. 가이드가 함께 오는 타이틀도 바꾸거나 추가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소속사에서 먼저 묻기도 한다. 

박석준: 타이틀 선정 과정에도 우리의 의견을 내비친다. 여러 데모를 들어보고 남겨두었으면 하는 노래가 있다면 이를 전하는 등 대부분의 활동에 주체적으로 임한다.


김도균, 박석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앨범 < Trophy >의 차이는 무엇인가. 
조성일: 현재는 우리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단계다. 타이틀 ‘트로피 (Trophy)’는 본래 음악 스타일인 힙합을 중심으로 테크 하우스라는 장르를 접목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고 있다. 

황성빈: 이전보다 덜어냈다. 전작의 타이틀 ‘뭘 봐(Take over)’는 꽉 찬 사운드가 두드러졌지만 ‘트로피 (Trophy)’는 간결한 비트에 가볍게 얹은 래핑이 특징이다. 즉흥적인 흥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    

박석준: 이번 타이틀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었다. 또한 수록곡에는 모두가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우리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 있어 그만큼 솔직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강하다.

남성모: LA에서 송 캠프로 만든 수록곡 ‘Need that bass’는 관객들과 뛰놀기 좋은 곡이다. 우리는 음악 방송 외에도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데 이전까지는 이에 적합한 곡이 없어 늘 아쉬웠다. 이번 앨범에는 듣기만 해도 신나는 음악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주로 4곡씩 담은 EP로 활동해 왔다. 이유가 있을까. 
윤예찬: 정해진 계획은 아니었지만 음원을 발매하기 전에 제작한 곡들을 콘서트에서 먼저 공개한다. 그러면 몇몇 곡들은 정식으로 발매했으면 좋겠다고 팬들이 요청하는데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한번 활동할 때마다 4곡씩 나오게 되었다. 

곡을 만들 때 멤버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남성모: 현재 내가 가진 감정들을 진솔하게 표현하려 한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에 더 몰입하고 작사할 때도 하고 싶은 말을 담기에 수월하다. 

황성빈: 청각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다. 솔직한 가사도 매력이지만 아무래도 음악은 듣는 즐거움에서 오지 않나. 듣기 편하고 즐거워야 꾸준하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윤예찬: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더라도 떠오르는 여러 감정들을 곡에 담아내려 한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Say more’는 사랑 노래인데 사실 우리가 경험자는 아니다.(웃음) 만약에 내가 그 상황이라면 듣고 싶은 말 혹은 연상되는 장면을 상상하며 작업했다.  

이번 타이틀을 작곡한 아이오아(IOAH)와 함께 지금까지 여러 곡을 만들었다. 평소 합이나 배운 점이 궁금하다.  
조성일: 우리의 음악은 랩이 중심이지만 나와 김도균은 보컬 파트를 맡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아이오아 프로듀서가 직접 멜로디 라인을 불러주는데 이때 노래하는 방식과 스타일을 배운다. 또한 내가 가진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창법에 도전하라고 조언해 준다.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황성빈, 남성모

래퍼 큐엠이 랩 선생님이라고 들었다. 무엇을 알려 주었나. 
남성모: 기술적인 부분 이전에 내가 진정으로 힙합을 좋아하게끔 이끌어 주었다. 큐엠이 몇몇 앨범을 알려주면 이를 듣고 스스로 찾아보며 자연스레 힙합에 빠져들었다. 나 또한 선생님이 안 들어 본 앨범을 추천해 주며 음악적으로 교류하기도 한다. 

황성빈: 원래는 국내 힙합을 위주로 들어왔는데 큐엠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같은 해외 힙합 아티스트들의 음악도 알려줬다. 선생님 덕분에 다양한 스타일을 접했고 나의 음악적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 

멤버별로 작곡 스타일이 다를 것 같다. 각자만의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윤예찬: 일단 빠르게 만들고 주변의 반응을 확인한다. 혼자서만 골머리를 앓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적으로 지친다. 그래서 간단한 스케치라도 멤버들에게 들려주고 조언을 얻은 뒤 발전시킨다.  

남성모: 나 같은 경우에는 혼자서 작업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스스로 고민하고 집중해야 생각이 정리되는 편이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Say more’는 서로의 방식대로 윤예찬과 하루 만에 완성한 곡이다. 

마지막으로 이즘 공식 질문이다. 인생 아티스트와 앨범 혹은 음악을 알려달라.
조성일: 학창 시절에 친척 형이 추천해 준 김동률의 ‘감사’다. 가사를 들을수록 현재의 삶에 감사한 것들을 되새긴다. (그렇다면 올해에 들어 가장 감사한 사람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소속사 대표인 김영선이다. 활동할 기회를 주었고 리더로서 가진 고민을 상담해 주는 등 여러 조언을 아낌없이 건넨다. 가수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는 분이다.

김도균: 윤도현밴드(YB)의 ‘나는 나비’를 인생곡으로 뽑고 싶다.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유도를 배웠는데 이 시기에는 오로지 운동에만 집중했다. 그런데도 당시 주변에서 흘러나오던 이 곡을 따라 부르며 자연스레 노래를 시작하게 되었다.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준 곡이다.  

윤예찬: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아티스트로는 텐타시온을 가장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즐겨 들었던 음악은 슬립낫, 드래곤포스 같은 록 밴드지만 그의 음악을 듣고 힙합에 빠지게 되었다. 인생 노래는 골드링크의 ‘Crew’다. 리드미컬한 래핑과 알앤비 스타일의 보컬이 적절하게 배어있는 곡으로 내 취향과 가장 유사한 곡이다.   

황성빈: 저스트 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 파급효과 >다. 힙합을 듣기 시작한 학창 시절에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이고 그 당시 나에게 이들은 우상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함께 좋아하던 친구들과 즐겨 들었던 음악이기에 추억도 많다.   

남성모: 인생 아티스트는 빅뱅이고 이들의 음악을 듣고 가수로서 꿈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지드래곤의 음악들과 퍼포먼스를 좋아했다. 

박석준: 저작권이 없는 NCS 노래로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곡들을 들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볼빨간사춘기다. 계속해서 그의 신보를 찾아 듣는다. 최근에는 해외 래퍼 블래스트(Blxst)의 음악을 들으며 스타일을 참고하는 등 나만의 방향성을 잡고 있다.



진행: 소승근, 임동엽, 손민현, 임선희, 박수석, 박시훈, 이재훈
정리: 박시훈
사진: 임선희, 그레이트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시훈(sihun66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