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보이그룹 82메이저의 음악에서는 실력자의 이름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팀의 랩 선생님을 맡고 있는 큐엠과 홀리데이 등 흑인음악 신의 은둔 고수들이 곡과 가사 제작을 돕고 있기 때문. 신곡 '뭘 봐' 역시 K팝 진출에 성공한 프로듀서 아이오아(IOAH), 래퍼 쿤디판다와 신세인이 키를 잡고 82메이저의 실연을 돕는다. 베이스를 중심으로 트랩이 주는 에너지를 풀어내는 랩 소화력, 그리고 드럼 앤 베이스를 결합한 보컬 파트의 절제력이 가장 먼저 돋보인다. 게다가 마지막 노랫말 ‘비스듬히 걸쳐’처럼 독특한 맥락을 담은 가사까지 살뜰히 챙겼다.
짧은 시간 내 보여준 여러 스타일이 준수하다. 스트레이키즈와 견줄 만한 신예의 등장에 물론 발전의 여지도 분명하다. 힙합과 K팝이 섞인 태가 아직 무르익지 않은 탓에 단순히 랩을 많이 섞은 K팝 같기도, 오디션 프로그램 < 쇼미더머니 >에서 짧은 시간 내 완성해야 했던 단체곡 같기도 하다. 아이돌 산업의 제작방식을 적용한 랩 음악의 위탁 생산으로 남을지, 혹은 단계를 차근차근 뛰어넘어 힙합에 닿을지. 지금은 제한된 영역 안에서 82메이저의 매력을 확실히 찾아야 할 때다. 앞으로 택할 길은 실력이 아니라 개성의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