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메아리
공원(gongwon)
2025

by 박승민

2025.10.15

2020년대 초반 인디 신에 불어닥친 슈게이징 광풍은 그 지속성과는 별개로 장르만의 토양 형성에 이바지했다. 이 과정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파란노을, 아시안 글로우, 브로큰티스 등의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공원이 점유한 위치는 단연 개성적이다. 상술한 파란노을이 키를 잡은 연초 발매작 < 01 – EP >는 여성 보컬이라는 차별점과 허스키한 음색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정체성을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


흐름을 잇는 ‘메아리’의 제목이 가사의 내용과 프로덕션상 특징을 동시에 함축한다. 공간감 가득한 연주를 양 끝에 배치해 수미상관을 이루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전작보다 뚜렷이 도드라지는 목소리가 장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여러 공연을 통해 점차 이름을 알리는 타이밍에 적절히 심은 씨앗이다. 이제 이것을 너른 숲으로 일구어내면 될 일이다.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