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에 음영이 한층 드리운 버전. 올해 2월 발매한 에너지 넘치는 팝록의 ‘Don’t panic’, 아이코나 팝의 ‘I love it’이 스치는 ‘I don’t like your boyfriend’와 사뭇 다르다. 미니멀한 기타 리프 위 산후 우울증으로 인한 내면의 폭풍을 조곤조곤 풀어 내려간다. 행복에 면역이 생겼다는 냉소적인 가사와 상반된 멜로디는 겉으로는 밝게 웃으나 속은 텅 비어 있는 가면성 우울증을 더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우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담백한 위로를 속삭이는, 더없이 진솔한 앤 마리의 일기장 한 페이지다.

Depressed
앤 마리(Anne-Marie)
2025
임선희(lumanias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