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새 보이그룹 아이딧의 여덟 글자 출사표다. 제목에서 표현하는 팀의 정체성에 근거를 덧붙이기 위해 초장부터 랩 중심으로 언어 표현에 힘을 기울였다. 서투른 맛이 과한 랩 인트로는 다소 짧아서 아쉬운 브릿지를 지나 금방 후렴에 닿는다. 힙합과 밴드 등 여러 요소를 섞었음에도 기대를 충족하는 자연스러운 시작이다. 같은 소속사에서 먼저 데뷔한 키키의 ‘I do me’ 만큼 빼어난 멜로디는 없지만 나름 ‘제멋’과 ‘찬란’ 흩뿌리기에는 성공했다.
신곡이 수록된 < I Did It. > 앨범 전반에 나타나듯 남자 아이돌이 흔히 포기하지 못하는 존재감 광고를 위한 무겁고 두꺼운 부담을 내려놓은 덕분이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자체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탄생했으나 선배 그룹 아이브나 크래비티가 지닌 웅장한 사운드와의 차별점이 미묘하게 느껴진다. 각자의 뚜렷한 정체성을 구분 짓기 위해 노력한 전 세대에 비해 한층 가볍고 산뜻한 걸음걸이. 화려하고 거대한 치장보다는 소박한 디테일을 챙기는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