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6집 발매를 앞두고 감미로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웠다. 툭툭 끊어지는 악기 소리와 무심한 듯 단어를 나열하는 자세로 소위 '쿨함'을 더한 것. 사랑 표현도 한층 과감하다. 춤추기 좋은 분위기를 마련한 뒤 "네 벌거벗은 모습을 아는 건 나뿐" 같은 직설적이고 육체적인 찬사를 버무려 아예 관능적인 러브송으로 방향추를 돌렸다.
활동 10년 차를 넘긴 팀답게 '성숙'은 예견된 변화지만, 음악은 여전히 과도기에 가깝다. 기타 톤은 최근 인디 시장을 휩쓴 맥기(Mk.gee)의 건조하고 황량한 질감이, 구성은 디제이 제드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The middle'의 전개가 떠오르니 레이니만의 특별한 지점을 찾기 어렵다. 하물며 알싸함을 더한 가사마저 관능적 여운보다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요소. 평이한 소품과 동떨어진 드레스 코드로 스타일 변신을 논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