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런 감정과 어지러운 상황이 뒤얽혀 있다. 애정과 애증, 자기 파괴와 자아 분열, 혼란과 혼돈, 좌절과 절망이 느와르처럼 어둡고 비극적인 에너지 속에서 폭발하지만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여유롭고 편안하다. 마치 죽음을 예견한 듯 모든 것을 포기한 안색과 당황하지 않는 몸짓은 늘 자신만만했던 박재범을 직관적으로 형상화한다.
자신의 정체성인 랩과 거리를 두고 신시사이저 팝으로 탈바꿈한 모어비전 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는 조르지오 모로더가 맡았던 1978년도 영화 <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 주제음악 ‘The chase’의 설계도 안에서 더 위켄드의 음악을 접목해서 세련되고 정제된 긴장감을 제공한다. 그 연결고리에서 1980년대 신스팝 스타일의 유려한 음악과 비관적인 세계관을 잇는다. 박재범의 거침없는 시도에 브레이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