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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산책
복다진
2025

by 신동규

2025.06.24

잘 짜인 음악이 휴식을 선물할 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쉼 속에서 음률이 탄생하기도 한다. 인천 출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 복다진의 새 싱글 ‘공원 산책’이 그렇다. 생각의 고요가 필요할 때면 발 닿는 곳 어디든 걸어본다는 작자의 경험이 함뿍 담긴 일상 소곡은 애써 두텁지 않으려는 선율과 낱말로 공감에 앞장선다. ‘지금껏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나요’, ‘여기까지 왔어요, 정말 잘 왔어요’와 같은 어쩌면 익숙한 위로의 문장으로 곁을 지키는 식이다. 흔치 않다고 말하긴 어려우나 꾸밈없이 담백한 맛이 낯익은 위안을 낳는다.


이승윤을 비롯한 여러 뮤지션의 건반 세션으로도 활동 중인 만큼 곡의 뼈대는 확실하다. 연주와 편곡 면에서 더욱 다채로운 시도를 가했던 소포모어 작 < 너만 알고 있지 >와 달리 어쿠스틱 문법을 공고히 했던 첫 앨범 < 꿈의 소곡집 >에 가깝다. 백미는 둘째 장을 넘긴 뒤 간격을 줄인 말미의 속도감. 정성스레 적어둔 글을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고대를 넘어 문구가 필요한 이를 향해 직접 속삭이듯 거리를 좁힌다. 당장 내리쬐는 햇볕보다 그가 남기고 간 노을에 눈을 맞추게 만드는 ‘일에 지친 그대’를 위한 웰메이드 음악이다.

신동규(momdk77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