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배출한 히트 미드 < 기묘한 이야기 >와 영화 < 프리 가이 > 등 스크린 위를 활보했던 배우 조 키어리는 음악 이력서(Resume)도 출중하다. 30대 청년이 품은 향수(鄕愁) ‘End of beginning’의 음악색과 서사가 주목받았고 이 노래를 수록한 2022년 음반 < Decide >도 복고적인 신스웨이브와 안개 자욱한 사이키델릭을 로파이를 섞은 개성작이었다.
전작 이후 약 2년 반 만인 < The Crux >도 통속성과 참신성의 병존으로 조만의 총기를 드리운다. 담백함 속에 종종 악센트를 가하는 주는 가창, 비치 보이스나 반 다이크 파크스를 상기하는 기발한 소리 액세서리가 바로크팝과 아트팝을 형상화하며 삐걱대는 변주와 전조는 단단한 리듬과 멜로디의 팝 트랙과 만나 고유성을 발산한다. 메소드 액터라기보단 애드리브에 강하고 능청스럽다.
다변적 편곡 ‘Lonesome is a state of mind’의
고독은 우울 대신 멜랑콜리를 택하고, 1970-80년대 미국 소프트 록과 신세대적 발화의 결합물 ‘Delete ya’가 스킵리스 앨범(Skipless Album)의
지위를 형성한다. 비틀스와 플리트우드 맥의 어쿠스틱을 형상화한
‘Potion’은 캘리포니아의 햇살. 자못 잊힌 듯한 웨스트코스트-선샤인 팝이 미국
동부 출신 젊은이에 의해 재인식된다.
취향과 자라온 환경의 간접적 연결고리가 있겠지만 조 키어리는 경험한 추억인냥 과거시제를 풀어헤친다.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 속 데이비드 보위처럼 외딴 시대에 불시착한 그는 향토의 ‘End of beginning’에 이어 물질주의 배격의 ‘Basic being basic’으로 진정성(Authenticity)을 강권한다. 20세기 아날로그인이 패스트 라이프와 숏폼 콘텐츠 시대를 감내하는 방식이다.
-수록곡-
1. Lonesome is a state of mind [추천]
2. Basic being basic [추천]
3. Link
4. Potion [추천]
5. Delete ya [추천]
6. Egg
7. Fly
8. Charlie’s garden
9. Gatp tooth smile
10. Golden line
11. Back on you
12. Cr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