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Day & Night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2025

by 임동엽

2025.05.12

장점은 확실하다. 포근하게 유혹하는 기분 좋은 노래. 매끈한 음색을 기반으로 밝은 심상의 신스팝을 주요 수단으로 삼는다. 이는 빌보드 차트에 깜짝 등장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던 ‘Cupid’를 포함 멤버들의 계약 문제로 위기를 겪었던 시기를 지나 지금까지도 유효한 핵심이다. 팀을 재정비한 뒤 야심 차게 내놓은 작년 < Love Tune >에 이어 이번 < Day & Night >에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폭풍우에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는 갈대처럼 부드러운 강함을 지녔다.


비슷한 일을 맞닥뜨린 뉴진스와 함께 이지 리스닝 유행을 주도했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거기서 더 깊이 들어가 ‘컴퍼터블(comfortable) 리스닝’을 선보인다. 듣기 쉬운 것 이상으로 듣는 이를 편안하게 만든다. 모서리가 없다. 전체적인 진행에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난 곳이 느껴지지 않는다. ‘Work of art’나, ‘Heartbreak’처럼 하이라이트가 명확한 곡도 유연하게 처리하며 도파민에 절여진 요즘과는 상반된 자극점을 제시한다. 


낮과 밤이라 지은 앨범처럼 신시사이저 기반의 개성과 리얼 악기의 감성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다. 아케이드 게임 같은 타이틀 곡 ‘Pookie’, 익숙한 리프가 반복하는 ‘Perfect crime’이 전자, 가녀린 보이스의 ‘Work of art’, 정서를 촉촉하게 적시는 ‘Heartbreak’이 후자다.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를 모색하며 고착화에서 벗어난다. 반주의 물결 위에 보컬이 안착한 ‘Adonis’와 트렌디한 리듬으로 엔딩을 장식하는 ‘Midnight special’도 스스럼없이 앨범과 연대한다.


선율의 화려한 고조 없이도 감정의 고조가 일렁인다. 가장 큰 요인은 음악 자체에 있지만 이를 완성하는 것은 이들 노래와 그룹 간의 완벽한 화합에 있다. 구성원이 대대적으로 교체된 후 나온 두 번째 EP임에도 여전히 유효한 큐피드의 화살 덕에 팀의 근간에는 흔들림이 없다. 피프티 피프티하면 떠오르는 느낌, 자연스레 녹아 물든 색감, 소리를 시각화하는 능력. 이 모든 상호작용이 < Day & Night >의 확실한 장점이다.


-수록곡-
1. Pookie [추천]
2. Adonis
3. Wor of art
4. Perfect crime [추천]
5. Heartbreak [추천]

5. Midnight special

임동엽(sidyiii3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