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인물이 가지는 이미지의 확장 및 탈피는 유닛의 이점이다. 문수아의 랩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 언프리티 랩스타 > 느낌의 강한 이미지를 ‘Snap’으로 다시 꺼내 들며 멈춰 있던 노선을 재가동한다. 밝은 콘셉트의 빌리 내에서 터프한 매력을 선보이지 못한 한을 풀듯 3분이 채 안 되는 곡에 목소리가 가득 찼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구간이 미약한 탓에 랩을 내뱉는 행위 자체에 의의가 있을 순 있으나 감상의 메리트는 희미하다.
두 멤버 모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려는 시도는 좋다. 그러나 정직하게 반씩 나눈 파트는 뽐내기 이상의 당위성을 찾기 어렵다. 도도한 멋을 내야 하는 트랙에 모범생 같은 배치는 독이다. “Ain’t got a nothing, I want that bomb 도파민”이라는 가사가 현상을 포착한다. 쾌락을 ‘원한다’는 건 종국에 그것의 부재를 뜻한다. 무대 위에서의 파워풀한 라이브에 비해 음원은 흐를 뿐, 귀에 꽂히지 않는다. 힘을 너무 빼고 손가락을 튕기면 소리를 내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