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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se
엔하이픈(ENHYPEN)
2025

by 박수진

2025.04.15

다국적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처음으로 내놓은 영어 가사의 디지털 싱글이다. 며칠 뒤 오를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Coachella)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앞두고 발매된 만큼 곡의 지향은 명확히 국내보다 바다 건너 해외를 향한다. 일면 프린스의 대표곡 ‘Kiss’가 떠오르는 관능적인 일렉트릭 기타 라인과 곳곳에서 곡의 볼륨을 키우는 복고풍의 신시사이저 등이 꼭 그렇다. 펑키한 리듬을 중심으로 그때 그 시절 팝 사운드를 구현하려 한 인상이다.


곡 자체의 얼개는 준수하나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제동이 걸린다. 각 멤버의 정직하고 담백한 보컬 사이 노래의 맛을 살릴 ‘소울’이 부족하다. “이제 너무 뜨거워져”, “그냥 다 풀어버리자”는 도발적인 가사가 뜨겁지 않고 차가운 입김을 통해 불어져 나오니 곡의 감칠맛이 떨어진다. 딱딱 나눈 파트에 맞춰 번갈아 등장하는 코러스 또한 김이 새긴 마찬가지다. 적은 파트이긴 하지만 멤버 니키가 중저음의 음색을 제대로 살려 부른 지점이 곡에 환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자꾸만 더 풀어둔 채 불러주고, 표현해 주기를 바라게 되는 싱글이다.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