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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lose To What
테이트 맥레이(Tate McRae)
2025

by 염동교

2025.04.04

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이웃 나라 미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가 배출한 숱한 팝스타는 대중음악의 산실이었다. 굵직한 록 발라드로 1980-90년대를 제패한 브라이언 아담스와 7080 추억의 명곡 ‘You needed me’의 앤 머레이, 21세기 메가톤급 폭풍 저스틴 비버와 위켄드가 단풍국 팝 신의 자존심을 알렸다.


아직 샛별이나 빌보드 핫100 3위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움켜쥔 ‘Greedy’의 테이트 맥레이도 심상치 않다. 캐나다산 메가스타의 지위를 점찍어둔 듯 당돌하며 씩씩한 영건은 세 번째 정규 음반 < So Close To What >의 빌보드 200(앨범 차트) 넘버원으로 대세 도장을 찍었다. 확고한 컨셉과 탄탄한 트랙의 조화는 십 대 시절 춤과 노래 조기 훈련의 연장선과도 같다.


컨셉트 앨범 성격이 짙다. 카펜터스와 에어 서플라이의 서정미 대신 마돈나의 1992년 작 < Erotica > 속 섹슈얼리즘이 트랙 곳곳에 경유하며 절차와 수식을 생략하고 바로 몸의 대화로 뛰어드는 젠지의 사랑법이 당당하고 옹골지다. 나체의 모자이크와 경찰 진압의 ‘It’s okay, I’m okay’와 밀실에서 유혹을 드러내는 ‘Sports car’의 뮤직비디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verprotected’를 걷어낸 채 마돈나의 ‘Express yourself’를 외치는 청사진과도 같다.


모방 혹은 재현에 고유한 감각을 덧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 풍 2000년대 초중반 댄스 팝-일렉트로팝이 페로몬을 분출하며 당시 음악에 능통한 프로듀서 라이언 테더의 프로듀싱과 기민하고도 감각적인 가창이 조화롭다. 맥레이의 출생년도 2003년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마돈나와 함께 ‘Me against the music’을 발표한 해. 끊임없이 리바이벌되는 1970-80년대처럼 2000년대 곡들도 레트로가 되었다는 징표기도 하다. 뉴진스가 상기했던 저지 클럽 성향의 ‘Revolving door’와 트랩 비트의 질감을 살린 ‘Dear God’의 경향성이 복고주의와 균형추를 맞췄다.


테이트 맥레이의 도전과 실험은 자연스럽고 유연해 일련의 호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미리 예견해 놓은 비전 혹은 선견지명처럼 20년 전 음악 스타일과 에로티카에 대한 노골적인 컨셉을 밀어붙인다. 전곡 참여의 자기 주도성을 통해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거듭났고,  상기한 라이언 테더와 블레이크 슬래킨 등 프로듀서와의 호흡도 유기적이다. 2000년대 팝을 영리하게 낚아챈 < So Close To What >에서 맥레이는 마돈나와 브리트니의 팝 유산에 신세대적 경향성을 더해 거룩한 계보에 들을 만한 작품성을 이룩했다. 캐나다가 또 하나의 굵직한 이름을 내걸었다.


-수록곡-
1. Miss Possesive
2. 2 hands
3. Revolving door [추천]
4. Bloodonmyhands (Feat. Flo Milli) [추천]
5. Dear God
6. Purple lace bra
7. Sports car [추천]
8. Signs
9. I know love (Feat. the Kid Laroi)
10. Like I do
11. It’s ok I’m ok [추천]
12. No I’m not in love
13. Means I care
14. Greenlight
15. Nostalgia

염동교(ydk881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