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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페노메코(PENOMECO)
2024

by 장준환

2024.10.22

유독 페노메코에게 '올라운더' 칭호가 깊게 체감되는 이유는, 시끌벅적한 설명 대신 늘 작업물로 조용히 자격을 증명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행보만 봐도 그렇다. 톡 쏘는 랩과 진중한 메시지를 고루 눌러 담은 자기 증명의 장 < Rorschach >와 아프로비츠 스타일을 가져와 트렌디함을 선보인 EP < Oragnic2 >가 있었고, 최근 여기에 알앤비 싱글 '바람'이 추가됐다. 매번 다른 색과 맛의 크레이프를 올린 케이크 같다.


쌀쌀한 겨울바람과 같은 시원한 스트링에 감미로운 음색을 얹었다. 큰 변화 없이 이 두 가지 요소로만 진행되기에 무던하게 다가올 여지가 있지만, 가벼운 노랫말과 밤 풍경을 닮은 조성을 보면 이는 의도한 연출로 보인다. 앞서 발표한 두 장의 헤비급 앨범 이후 나름 무게를 조정하고 환기를 도모하기 위해 만든 쉼터가 아닐까. 힘을 싣기보다는 적절한 완급 유지가 어울리는 곡이다.

장준환(trackcam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