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 20주년 기념 인터뷰

다이나믹 듀오(Dynamicduo)

by 한성현

2024.03.01


SNS를 통한 바이럴은 2020년대 음악이 흥행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되었다. 이 바이럴 현상에 의한 성공을 작년에 무려 두 번이나 경험한 이들이 있다. 핫한 신인이나 K팝 아이돌도 아닌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한국 힙합의 두 큰형님, 다이나믹 듀오가 그 주인공이다. 'AEAO (With DJ Premier)'가 주요 숏폼 플랫폼인 틱톡(TikTok)에서 인기를 끌며 재조명받은 데에 이어 이영지와 함께한 'Smoke'로도 댄스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흥행 포인트만 확실하다면 누구나 계급장 상관 없이 간택을 받을 수 있는 공평한 SNS 시대에서 거둔 성취였다.


이번 인터뷰는 2009년과 2012년 이후 세 번째 만남이었다. 12년 만의 재회의 장에서 작년의 영광스러운 기억부터 아직 퍼즐 한 조각이 남은 열 번째 정규 앨범 < 2 Kids On The Block >, 여태까지 그려온 역사까지 지금 가장 궁금할 다이나믹 듀오의 이야기를 이즘이 직접 들어봤다.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사랑하며 멈추지 않을 미래를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작년 <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2 > 계급 미션 곡이었던 'Smoke'가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노래를 만들 때의 배경을 듣고 싶다.

개코: 정규 앨범 < 2 Kids On The Block >을 한창 제작할 당시 제작진에게 리더 계급 경연에 사용할 음원이 필요한데 만들어 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앨범 준비로 정신이 없어서 회사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봤는데, 젊은 친구들이 리더 계급 배틀이면 노출도 크게 되는데다 춤이랑 연결되어 숏폼에서도 인기가 많을 거라며 꼭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힘들어도 한 번 도박을 해보자 싶었다. 기간이 열흘도 안 남은 상태에서 엠넷측에서 후렴이라도 먼저 보내줄 수 없냐길래 프로듀서 페디(Padi)에게 연락해 빠르게 비트를 골라 녹음했다.


노래가 이 정도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감했나?

최자: 워낙 바빴던 때라 그저 재밌게 해보자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흥행할 거라는 예상은 별로 안 했다. 그전에도 노림수를 가지고 노래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실제 잘된 적은 많지 않았어서.


개코: 오히려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회사 직원들을 좀 눌렀다. 좋은 시기에 나오는 음원이지만 크게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들뜨지 말자고.


그래도 댄스 챌린지에 대한 기대를 조금 했을 것 같은데.

개코: 초연했다. 일하다 보니 잘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마음가짐이 셋팅이 된 상태였다. 그런데 방송사 측에서 음악이 좋고, 영상도 잘 나왔다는 답변을 받았다. 프로그램이 인기가 아 사람들이 많이 본다면 괜찮겠다 하는 기대 정도는 했다.




노래에 대한 자체 평가를 듣고 싶다.

최자: 여태까지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았다.'Smoke'는 반대로 일단 재밌는 곡이다. 배틀이라는 테마를 염두에 두고 기존 노래보다 귀에 잘 들리고, 멋진 동작을 연출하는 것에 중점을 맞춘 탓에 원래 다이나믹 듀오의 곡보다 리듬도 빠르고 화려하다. 잘 하지 않는 주제로 곡을 쓰니까 새로운 표현이 나오더라. 이 나이에 이렇게 싸우고 이기고 하는 내용이 괜찮나 싶었지만 오랜만에 하니까 재미는 있었다.


국내 젊은 친구들에게도 반응이 컸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전세계로 송출된 덕에 외국 공연도 꽤 잡혔다. 가사를 이해해야 감상이 온전한 편이던 그전 음악과 달리 'Smoke'는 아예 메시지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아서 음악 그 자체로 소통이 가능했다. K팝이 이끌어낸 시각 변화 덕분이기도 한 것 같다. 과거에는 단순 '동양에서 온 래퍼들이 잘한다' 정도의 시선을 받은 것과 지금 'Smoke'에 대한 반응은 엄청 다르다. 아이돌 음악이 세계화되면서 한국어가 조금 편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가사 자체는 “Smoke you”, 즉 “널 해치겠다”는 의미인데 방송에서 댄서들은 담배를 피는 것처럼 표현을 하기도 했다.

개코: 재밌었다. 사실 'Smoke'는 권총에서 나오는 연기를 표현하는 슬랭(slang)이었으니까. 우리는 곡만 준 것이고 영상으로 만들 때까지도 안무를 어떻게 만드는 지 몰랐다. 물론 곡을 춤으로 표현하는 분들의 해석이 그렇다면 그대로 가는 것 아닌가. 굳이 다른 의미라고 개입하거나 바로잡아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Smoke' 말고 작년에 하나의 히트가 또 있었다.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와 함께한 2014년 싱글 'AEAO'도 역주행을 한 것. 감회가 남달랐을 텐데.

개코: 노래의 여정이 참 재밌다. 디제이 프리미어와 작업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 의미가 있었고 활동도 짧지만 행복하게 했던 곡이다. 그러다가 몇 년 지나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 NBA2K >에 BGM으로 수록되면서 미국 사람들에게도 알려졌다. 실제 당시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보면 90%가 미국인들이 쓴 댓글이었다.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 게임 타이틀도 구매해서 집에 소장했다.


그러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자의 결혼 등 굉장히 정신없던 상황에 잠깐 여행을 떠났다. 그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엄청나게 받았다. 'AEAO'가 틱톡(TikTok)에서 바이럴되고 있는 것을 아냐는 연락이 해외에서 오길래 뭐 하나 얻어걸리나 싶어 엄청 들떴다. (웃음) 회사에 알아봐 달라고 바로 말을 전했고, 신나서 틱톡 앱도 설치해 여행 중에 하루 종일 보고 있었다. 음악을 가지고 만든 영상을 보면서 심상치 않다고 서로 대화했다.


최자: 우리 노래로 이런 챌린지가 만들어진 게 그전에는 없던 일이라 정말 신기했다.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회사에서도 직접 하면 수명이 더 길어지고 도움이 될 거라며 푸쉬를 했다. 열심히 보고, 샤워하면서 연습도 했는데 결국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


개코: 시대를 따라가려 노력하는 편인데, 춤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라 도저히 못 하겠더라. 그래서 굳이 나대지 말고, 노래가 그냥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이도록 내버려 두자고 결정을 내렸다. (웃음)


디제이 프리미어와는 계속 소통을 하는지.

최자: 지금도 가끔 연락이 온다. 한국에서 홍수가 났을 때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AEAO'가 역주행하니 누구보다 좋아해줬다. 심지어 가끔 본인 인스타그램에 한국 관련 뉴스를 올리기도 한다. 우리에게 디제이 프리미어는 외국 뮤지션을 만날 때 건네는 명함 같은, 자부심을 심어주는 이름이다.


그 외에도 다이나믹 듀오에게 중요했던 프로듀서는 누가 있을까.

최자: 먼저 프라이머리. 계속 같이 작업하면서 서로 제일 좋은 시기에 좋은 음악을 같이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 외에도 작업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멋있게 디제잉을 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꾸준히 받는다.


개코: 오래 작업한 필터나 2016년부터 이번 'Smoke'까지 같이 만든 페디도 연이 깊고 의미가 있는 사람들이다.




작년 다이나믹 듀오의 활약은 한국 1세대 힙합 뮤지션이 재조명되었다는 사실에서 특히 중요하다. 사실 힙합이 은근 수명이 짧지 않나. 그런데 'Smoke'가 흥행하면서 힙합도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것 같다.

개코: 실제로 중년들에게 응원을 열심히 받고 있다. 공연 등에서도 또래나 열 살 정도 어린 분들이 박수 쳐주며 “다이나믹 듀오도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기분이다.


마지막 인터뷰 이후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그 당시에 최자가 “점점 똘끼나 젊은 세대와의 연결점이 사라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얘기도 했었다. 현재도 그런 불안감이 있는지.

최자: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젊음이 점점 없어진다는 걱정에 끝자락에 몰린 것 같은 기. 어느 시점 이후에 그것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옛날보다 어린 친구들과 소통하기가 덜 힘들다. 예전에는 억지로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젊은 꼰대' 느낌이 있었다면, 요즘은 나이가 먹은 것을 인정하면서 나는 또 다른 방면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똘끼, 젊음이 없는데 있는 척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저 누그러진 채 나이를 받아들이니 더 편해졌다. 오히려 요새 젊은 친구들이 더 이해가 가기도 하고, 얘기하는 것도 서로 편해진 것 같다.


개코: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다 보니 앞으로 어떤 포지션으로 살아야 할 지를 고민하게 된다. 주연 배우는 어느 시점을 지나가면 생명력을 잃어가기도 하는데 조연 배우는 진짜 오래하지 않나. 우리도 주연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굳이 맨 앞에 있지 않더라도 옆에서 남을 도와줄 때에는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는 중이다. 언제부터 인가 음악 산업에 몸을 담고 있으면 조연으로 지내야 좋아하는 것을 더 길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이 좋으면 잠깐 앞에 나오면 되는 것이고.


지금 다이나믹 듀오를 존경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최자: 시각 자체가 조금 바뀐 듯하다. 옛날이라면 한 물 갔다고 했을 텐데 글쎄, 고령화 사회의 영향인가? (웃음) 팀 활동을 오래해서 그런지 부러움 반 존경 반인 것 같다.



한국 힙합의 20년 역사동안 수도 없는 굴곡이 있었다. 가장 큰 것은 힙합의 상업화다. 처음에는 언더그라운드적인 것, 비주류와 반주류적인 것이 있었다. 그런데 < 쇼미더머니 >가 판을 뒤집어 놨다. 이런 변화에 대한 의견도 묻고 싶다.

최자: 아무래도 방송에서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니 튀어 보이려는 심리가 생기고 그러다가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 선례가 쌓이고 쌓이니 '이 정도 발칙해야 사람들이 봐준다' 하는 것이랄까.


개코: 예능 프로그램이니 자극적인 것을 극대화하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보고 음악까지 팔리니까. 이것이 어느 시점까지는 트렌드였다. 다만 힙합 전체의 흐름보다는 < 쇼미더머니 >라는 프로그램의 트렌드였다.


< 쇼미더머니 >가 잠시 방영을 멈춘 2023년은 한국 힙합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스카이민혁 등 핫한 신인들이 주목받는 앨범을 내면서 새로운 양상이 펼쳐진 해였다. 다이나믹 듀오가 보기에 앞으로의 한국 힙합은 어떻게 될까?

개코: 아무래도 방송이 없으니 대중적인 인기에서 조금 멀어질 수는 있겠다. 그래도 멋진 앨범들이 많이 나오면서 약간 '코어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최자: 다만 걱정되는 것은 신인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무대가 하나 사라졌다는 것이다. 기존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주목을 받기 쉽겠지만, 원래부터 설 곳이 없었던 친구들은 좀 힘들 수도 있겠다.


다이나믹 듀오가 이렇게 지속할 수 있던 것은 이것저것 다 거쳤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적당히 주류와 거리를 유지하지만 너무 꼰대스럽지도 않게.

최자: 우리 팀이 나이도 그렇지만 이제는 딱 가운데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둘에게 중요한 것이 중요하지, 어떤 이념을 좇거나 친분을 따라가거나 하고 싶지는 않은 회색분자들이다. 우리 입장에서 괜찮은 걸 보면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중립적인 정체성을 잘 지킬 수 있었다. 사람들이 다 특정한 걸 하니까 꼭 따라하기 보다는 잠시 그런 색깔도 가져보되, 가지고 있는 것을 유지하여 살짝 냄새만 나게 하는 식이었다. 어차피 아무리 해도 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잡을 수 없으니까. 늘 그런 마인드로 계속 음악을 했다.



작년에 발매하기로 했던 정규 10집 앨범 < 2 Kids On The Block >의 세 번째 파트가 아직 공개되지 못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최자: 원래대로라면 2023년에 나왔어야 하는데 'Smoke'가 빵 터지는 바람에 그에 맞춰 활동하느라 좀 늦춰졌다. 마감기한이 작년이었으면 급하게 했을 텐데, 오히려 해가 넘어가니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유롭게 작업하고 있다. 고민도 많다.


10집은 어떤 의미인가.

최자: 자전적인 앨범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 역사를, 마치 하나의 다큐멘터리처럼 표현하는 작품. 우리가 전부 들어있다.


개코: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는 연대기 같은 느낌이다. 역사를 서술한다기 보다는, 그냥 각 시기에 우리가 느꼈던 그 감정들로 채워넣었다. 방법론적인 면에서는 그전까지는 매번 소소한 시도가 있었다면, 이번 10집은 그저 편하게 좋아하는 무드로 갔다. 비트도 취향에 맞게 고르고. 일관성은 저번 앨범보다는 좀 더 있는 편다.


작업하면서 주로 들은 음악이나 아티스트를 소개한다면.

개코: 켄드릭 라마나 제이 콜 등 굵직한 래퍼들은 열심히 들을 수밖에 없다.


최자: 특별히 과거 얘기를 하는 앨범이라 그런지 옛날에 좋아했던 뮤지션을 종 떠올리면서 작업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을 언급하는 가사에서는 그때 즐겨 들은 플로우를 오마쥬하고 그런 식이다.




세 번째 인터뷰인 만큼 특별한 질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씨비 매스(CB Mass) 시절을 포함해 지금의 다이나믹 듀오를 결정한 노래들을 뽑아달라.

1. '진짜 (For The Club) (Feat. 신지선)' (< Massmediah >, 2000):
타이틀곡 '나침반'을 뽑고 싶지만 사실 대중적인 성과는 좋지 못했다. 그런데 '진짜'가 불투명했던 씨비 매스의 미래를 살렸다. 우리는 처음에 댄서블한 파티 음악 분위기가 싫어서 앨범에 넣고 싶지도 않았다. 심지어 반대 의견을 가진 제작자와 싸우기도 했다. 그때 가리온 형이 거의 울면서 노래가 싫다던 우리에게 소주를 사면서까지 자기를 믿고 앨범에 수록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보너스 트랙처럼 넣은 노래가 클럽 디제이들에게 사랑받아서 다음 앨범을 내게 해줬다.

2. 'Ring My Bell (Feat. 나얼 of 브라운아이드소울) (< Taxi Driver >, 2004):
앨범을 다 만든 상황에서 갑 엔터테인먼트라는 곳으로 회사가 바뀌었다. 그런데 회사 사장님이 앨범이 다 좋은데 타이틀 감이 없다면서 계속 안 내주는 것이다. 노래를 새로 만들어서 가져가면 퇴짜를 놓아서 한참을 고생하던 그때, 딱 우리도 사장님도 만족할 수 있을 타협안의 선을 잡은 것이 'Ring My Bell'이었다. 노래가 예상보다 잘되면서 원래 팀이었던 씨비 매스도 깨지고 빚도 많은 상태라 불안했던 우리가 꾸준히 나아갈 수 있게 해줬다. 만들 때 좋아했던 음악과는 다른, 다이나믹 듀오를 지속하게 해준 곡이다.

3. '고백 (Go Back) (Feat. 정인)' (< Double Dynamite >, 2005):
당시 활동할 때에는 'Ring My Bell'보다는 조금 의심이 가는 곡이었는데 이 노래가 되게 오래 가더라. 청춘을 논하는 내용의 가사다 보니, 대학 축제에 가도 다른 노래에 비해 유독 관객들이 공감한다는 느낌이 있다. 우리도 이 노래를 부를 때 그 나이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

4. '어머니의 된장국 (Feat. Ra.D)' (< Last Days >, 2008):
이 노래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했다. 최자 어머니의 된장국을 먹고 바로 작업실로 뛰어 들어가 스케치했던 곡이다. 편곡을 맡았던 라디(Ra.D)도 워낙 기량이 좋았을 때라 술술 잘 만들어졌다. 소개는 잘 안되지만 뮤직비디오도 정말 재미있게 작업한 작품이라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공연하기 좋은 곡은 아니라 먼저 부르지는 않지만 신청곡은 굉장히 자주 받는다. 킬드런(Kildren)이라는 화가에게서도 일본에서 작품 활동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버텼다는 말을 들었다.

5. '죽일 놈 (Guilty)' (< Band Of Dynamic Brothers >, 2009):
군대 입대하기 며칠 전에 내서 활동도 못한 곡이었는데 고백 (Go back)'처럼 오래 사랑을 받으니까 신기했다. 심지어 아이돌도 이 노래를 연습곡으로 하더라. 특별히 좋아해주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랑, 특히 권태기와 이별의 주제라서 사람들이 계속 찾는 것 같다. 따로 홍보도 못했는데 곡이 알아서 잘 되는 바람에 군대 훈련소에서도 화장실 청소나 설거지 때 이 노래가 나오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심지어는 훈련소 소대장이 사회와 단절되어있던 우리를 위해 음원 사이트 별 순위를 볼펜에 적어서 보여주기도 했다. “너희들 노래 지금 싸이월드에서 인기 많다.” 이러면서. (웃음)

6. 'BAAAM (Feat. Muzie of UV)' (< Luckynumbers >, 2013):
그동안 음악을 하면서 사랑받은 곡도, 그러지 못한 곡도 많았는데 'BAAAM'은 상업적인 면에서는 피크를 찍은 곡이다. 그전까지 후보는 여러 번 올랐는데, 이때 처음으로 상도 많이 받고 거의 모든 가요 프로그램에서 1등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심지어 음원 줄세우기도 했으니까. 방송 차트에서 1위는 욕심을 내려놓은 상태여서 달성하고 나니 회사 사람들도 함께 다 오열했다. 그야말로 눈물 바다였다.


추가로 조금 아픈 손가락 같은 음악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코: 8집 < GRAND CARNIVAL >. 스스로도 인정하는 타이틀곡 선정 미스가 있던 앨범이다. 정신적으로 힘들 시기에 만든 작품인데 당시에는 '꿀잼' 반응도 그렇고 조금 아쉬웠지만 서서히 재평가를 해주더라. '요즘 어때? (Feat. DEAN)'이나 '겨울이 오면' 등은 우리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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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임진모, 장준환, 손민현, 한성현
사진: 임동엽
정리: 한성현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