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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r die
크래비티(CRAVITY)
2024

by 한성현

2024.03.01

크래비티는 시시각각 변하는 K팝의 시류를 빠르게 따른 팀이다. 묵직한 분위기의 활동 초기 이후 레트로 펑크(Funk)가 한창 가요계를 뒤덮던 시기 ‘Boogie woogie’와 ‘Groovy’로 유행을 바짝 뒤쫓았고, 팝 록이 화두로 떠오르자 ‘Ready or not’에서는 기타를 등장시켰다. ‘청춘 3부작’의 마지막 ‘Love or die’는 그 연장선상에서 더 진해진 록 사운드를 선보이며 밴드 사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의 경향성을 생생히 포착한다.


보컬의 가창이나 멜로디 전개 등 신곡은 여러 면에서 크래비티 하면 생각나는 기존의 유쾌함을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랑 아니면 죽음”이라는 가사까지 가세해 마치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음악처럼 격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애를 쓰고 있지만, 정작 후렴에 가해지는 에너지가 부족해 감정적인 분출을 느끼기가 힘들다. 일정한 리듬의 달리기 끝에 도약하지 않고 그대로 멈추는 듯한 곡. 앞서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신감이 필요하다.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