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light Log > 3부작은 그룹에게 트렌드를 이식하는 과정과 같았다. 그 마지막 장의 타이틀 곡은 이를 더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초반부의 리듬엔 뭄바톤을, 전반적으로는 트랩과 퓨처 베이스를 받아들이는 등 최근 국내 대중음악 신을 리드하는 사운드들이 곳곳에 보인다. 물론 유행은 잘 쓰면 약이 된다. 절제된 비트운영과 불같은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강렬했던 '하드캐리'는 분명 인상적인 곡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심심하다. 소리의 공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탓에 지루함이 가중된다. 이는 전보다 피치가 낮아진 반주도 반주지만, 보컬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탓이 크다. 전반적으로 목소리에 힘과 감정이 없어 밋밋함이 가중되고, 때문에 사운드와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할 지점에서 맥없이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멤버들의 비중을 높이며 색다른 여유로움을 보여주려 했으나, 도리어 3부작이 절반의 성공이었음을 스스로 자백한 셈. 팬덤 창출에는 성공했지만, 되려 초창기 그 특유의 분위기를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 아쉬운 3부작의 마지막 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