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하고 스트레이트하다. 윤도현 밴드(YB)와 일렉트로닉 그룹 리스키 리듬 머신(Risque Rhythm Machine)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프로젝트 앨범 < YB Vs RRM >은 그래서 신선하다.
8집 < 공존(共存) > 이후 1년 반 만에 발표하는 YB의 이번 미니 앨범은 두 곡의 신곡과 새로 편곡한 기존의 노래까지 모두 다섯 트랙을 담았다. 짧지만 록과 일렉트로닉이 뿜어내는 질주 본능은 배가(倍加)된다.
강렬한 적색 앨범재킷을 펼치는 윤도현 작곡의 '스니커즈(Sneakers)'가 진한 동료애(?)를 끌어안으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쭉쭉 뻗어나가는 시원한 보컬과 RRM의 전자음이 청량감을 고조시킨다.
베이시스트 박태희가 작곡한 '거짓(Untruth)'은 일상에 퍼져있는 거짓을 극복하고 싶은 바램을 담고 있다. 그는 “정치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역사는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쓴 곡”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이봉창, 백정기 의사의 묘비에 새겨진 '유방백세(遺芳百世: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에서 '꽃다운 향기를 가진 그대의 삶을 기억해'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세상에 검게 퍼진 거짓이 날 삼키려 하네'라는 노랫말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자신들의 현재 위치를 대변한다.
'Группа крови(Blood type)'과 'Stay alive', 'A flying butterfly'는 기존의 곡을 RRM과 새로이 편곡한 곡으로 러시아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번안해 실었다. 'Группа крови(Blood type)'는 러시아 민중들에게 저항의 메시지를 심어주었던 한국계 포크록 가수 빅토르 최(Tsoi Viktor)의 곡으로 YB의 정규 4집에 이어 다시 수록해 그와 자신들의 동질감을 구현했다. 프로디지(Prodigy)가 연상되는 웅장한 사운드는 이 곡의 무거운 메시지를 더욱 진지하게 재탄생시킨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이들의 < YB Vs RRM >은 통쾌하다. 혈기 넘치던 밴드의 초기 작품에서 경험했던 뜨겁게 끓어오르는 용암을 다시 느낄 수 있다. 밴드의 회귀본능은 언제나 반갑다.
-수록곡-
1. 스니커즈(Sneakers)
2. Stay alive [추천]
3. 거짓(Untruth)
4. Группа крови(Blood type) [추천]
5. A flying butterfly
Produced by 윤도현
All songs performed by YB & R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