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덤벼라 세상아!
빌스택스(BILL STAX)
2007

by 류석현

2007.10.01

강렬함을 주무기로 하는 하드코어 랩(Hardcore Rap)씬은 사이드 비(Side-B), 데프콘, 바스코 등으로 이어졌다. 괴물 같은 발성을 주무기로 한 사이드 비의 테이크(T-ache)는 일찌감치 차별화를 보여줬고, 말랑말랑한 랩을 하기 이전 쩌렁쩌렁한 울림에 카리스마가 넘쳤던 데프콘은 무게감만으로도 마스터 플랜(MP)의 상징이 되었다. 후속타로 2004년에 데뷔한 바스코는 이들에 비해 역량은 떨어졌지만 특유의 무대포 정신으로 근 3년을 버텨왔다. 앨범의 성공 여부와는 관계없이 버벌진트 못지않은 피쳐링 이력에 음악 방송 성우로서 목소리를 알렸다. '언젠가는 뜬다'는 캐치프레이즈는 실언이 아닌 실천에 가까워 보였다.

시원시원한 자신감으로 피쳐링 곡 순서에는 늘 상 전진 배치되었다. 포문을 여는 듯한 높은 톤의 래핑은 돋보이기에 충분했고 뇌리에 쉽게 각인되었다. 라임버스의 데뷔앨범에 실린 'No 1.'에서도 적소에 터지는 지원사격이 없었더라면 밋밋한 느낌이 컸을 것이다. 단번에 분위기를 바꾸는 거센 기운은 앨범 표지에도 역력하다. 붉은 색 창공과 잔뜩 찡그린 미간이 교차되면서 또한번의 뜨거운 긴장을 예고한다.

급박함을 예고하는 듯한 현의 움직임과 달궈진 래핑이 진득한 'I'm ready 2 die'부터 벌써 숨이 조여온다. 이어진 타이틀 곡 '덤벼라 세상아'는 리듬보다 브라스의 침울한 색채를 살리면서 시작되는 삶에 대한 축가다. 가진 것 없고 돌봐줄 누구하나 없는 현실에 몸 하나로 부딫히겠다는 의지가 여실히 담겨있다. 외로운 처지다. 하지만 동정보다는 불쾌감이 느껴진다. 흔히 풍자와 비유를 통해서 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추세라면 한참이나 뒤떨어진 말들을 쏟아낸다. 힙합찬가, 자기자랑, 마초적인 섹스담에서 한치의 물러남 없이 당당하다.

꿋꿋하다 못해 뻣뻣해졌다. 의식의 개혁이 아닌 퇴보다. 초기작에서 보여준 당찬 컨셉을 그대로 이어온 것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대한 두려움일까. 정작 랩 구조의 기발함을 보여준 '100문 100답', '스트레스', 'Bank Rob'이 일순간 경직되게 들린다. 근거없는 자랑이 한 순간의 멋일지라도 영원함에는 의문이 남는다. 인생이 곧 '무한도전'이겠지만 그 속의 비호감들은 때로는 망가질 줄도 안다.

-수록곡-
1. Plan A feat Maniac (작사 : 바스코 / 작곡 : EJ)
2. I'm Ready 2 Die (바스코/ Duckdap)
3. 덤벼라 세상아 feat. Joe brown, 정현 (바스코/ EJ)
4. My way feat. Wanee (바스코/ Duckdap)
5. 100문 100답 (바스코/ 바스코)
6. 스트레스 (바스코/ 바스코)
7. Plan B feat. JG (JG/ 바스코)
8. Bank Rob (바스코/ 바스코)
9. 계속해서 feat. Leo Kekoa (바스코/ Peejay, Dj murf)
10. Sound of Rhyme (바스코/ Nuoliunee)
11. Ass feat. Joe brown (바스코/ Nuoliunee)
12. World wide feat. Maniac, Snacky CHAN (바스코/ Kelman)
13. Goodbye my christmas feat. Koonta (바스코/ 리얼드리머)
14. Upgrade 2K7 feat. various artist (바스코/ 리얼드리머)
15. 삶과 앎(2nd round) feat. 2nd round (바스코/ Duckdap)
류석현(soulry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