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회풍의 소울에 힙합리듬과 샘플을 적절히 조화시킨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장르를 개척한 4인조 R&B보컬그룹 블랙스트릿(Blackstreet)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명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Teddy Riley)이다. 1980년대 후반 블랙스트릿의 전신인 보컬 트리오 가이(Guy)를 결성해 감각적인 뉴 잭 스윙을 선보였던 그는 일찌감치 이 분야의 해석에 탁월했던 재간꾼이다. 마이클 잭슨, 바비 브라운, 키스 스웨트(Keith Sweat) 같은 '스타 아티스트'의 음반을 직접 제작, 히트시킨 테디의 역량은 이후 블랙스트릿까지 이어졌다.
1999년 3집 <Finally>를 끝으로 갑작스레 해체한 뒤 다시 재결합하여 내놓은 블랙스트릿의 신작 <Level II>(2003)은 4년 만에 발표되는 네 번째 정규작품이다. 테디의 음악동료 천시 한니발(Chauncey Hannibal)을 비롯해 나머지 멤버 마크 미들턴(Mark Middleton), 에릭 윌리엄스(Eric Williams)가 한데 뭉쳐 음반작업 착수에 들어갔다.
음반 타이틀처럼 신보는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자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둔 소포모어 음반 <Another Level>(1996)의 속편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바로 재기를 노리는 이들의 새로운 부활이 이번 음반에 담겨있다.
음반의 인트로격인 오프닝 곡 'Ticket to ride'을 시작으로 이미 첫 싱글로 커트된 'Wizzy wow', 보코더 소리가 매력적인 감미로운 미드템포 발라드 'Deep', 미래지향적 R&B사운드가 담긴 'Ooh girl', 보컬 하모니가 멋들어진 'You made me' 등에서 알 수 있듯 음반은 그룹의 최대 성공작으로 꼽히는 2집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여실히 증명된다.
이외에도 업 템포의 감각적인 R&B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Friend of mine', 'Why, why', 소울풍의 'Look in the water', 감미로운 'Baby you're all right', 트렌디한 'Brown eyes'등의 곡에서 블랙스트릿은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하모니 짙은 미드 템포의 R&B를 구사한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연주가 맛깔스러운 'Bygones'는 예전 멤버였던 데이브 홀리스터(Dave Hollister)와 레비 리틀(Levi Little)이 가세해 동료애와 함께 한껏 부드러운 하모니를 들려준다.
1996년 당시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마카레나 열풍'을 잠재웠던 'No Diggity'(스페셜 게스트 닥터 드레가 피처링한 곡으로 4주간 연속 1위)의 메가 히트는 남성 R&B보컬그룹 계에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였다. 보이스 투 맨과 컬러 미 배드(Color Me Badd) 이후 계속적인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그 명맥을 유지하는데 이들의 역할이 컸다. 물론 그룹의 명(名)을 알리는데 결정적 사건을 일궈낸 싱글로서 그 곡이 자극제였다.
이제 10여 년 가까운 세월을 껴안고 신작 <Level II>로 21세기를 다시 시작하는 블랙스트릿.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블랙뮤직'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크게 어필할 만한 음반임에는 충분하다.
-수록곡-
1. Ticket to ride (Intro)
2. Don't touch featuring Mr. Cheeks
3. She's hot
4. Deep
5. Ooh girl
6. Friend of mine
7. What's the fuss? (Interlude)
8. You made me
9. Friend of mine
10. Why, why
11. Look in the water
12. Baby you're all right
13. How we do
14. Bygones
15. Still feelin' you (Interlude)
16. Brown eyes
17. Wizzy wow Featuring Mystik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