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브레인은 98년, 스스로의 모태였던 드럭(Drug)에서 나와 '문화사기단'으로 독립한다. 생각의 차이라는 이유로 공동체를 탈퇴했지만, 그 뒤에 찾아온 고독감은 밴드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팀의 가장 핵심적인 멤버였던 차승우 마저 군 입대를 앞두게 되자 밴드는 정말로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성우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말한다. “부랴부랴 아무 녹음실을 잡고선 팽팽한 긴장감과 왠지 모를 씁쓸함에 감싸여 엉겁결에 만들게 된 것이 <청춘 98>이다. 지금도 난 그 앨범을 들으면 그 때의 긴장감과 씁쓸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98년 11월, 차승우의 군 입대를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절박한 심정으로 <청춘 98>의 녹음을 시작한다. 예전에 썼던 곡들을 추스르고,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수정도 보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비로소 노 브레인 최고의 싱글 '청춘 98'이 탄생한다. “맨 땅에 헤딩하리라~”는 가사는 책의 제목으로도 쓰였을 만큼 한국의 인디 록을 상징하는 대표적 유행어가 되었다.
<청춘 98>은 싱글 앨범으로 5000장 한정 발매되어, 판매와 동시에 매진되었다. 뮤직비디오는 M.Net 99년 영상 음악대상 인디 부문 수상을 거두었으며, 차승우 스스로도 '청춘 98'이 밴드 최고의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이미 코드의 전개가 좀 더 명확한 선율을 그리고 있으며, 곡의 속도 변환과 전체적인 구성이 극적인 효과를 지닐 만큼 성숙해졌다. 후반부에는 보컬과 코러스의 하모니까지 고려했다.
불대갈 이성우를 모델로 만든 '서울로 간 삼룡이', 그룹 최초의 자작곡 '아주 쾌활한'이 모두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다. 특히, '서울로 간 삼룡이'는 미국의 스카 펑크(Ska Punk) 밴드 서블라임(Sublime)과 매우 닮았다 하여 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다. 둘도 없이 훌륭한 명반이지만, 지금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모습이기에 더욱더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
-수록곡-
1. 서울로 간 삼룡이
2. 청춘 구십팔
3. 아름다운 세상
4. 아주 쾌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