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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폭도 맹진가
노브레인
2000

by 한유선

2000.08.01

1999년 차승우의 군입대 이후, 노브레인의 활동을 일단 보류한 채 초극단 하드코어 사운드를 지향하는 (초극단 라이브 액션으로도 유명했던) 프로젝트 리얼 쌍놈스를 결성, 한동안 노브레인이라는 이름의 밴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만큼 노브레인의 공연과 음악을 기다리던 팬들의 마음은 상상 이상이다.

우정주(前 사하라), 이상문(前 노이즈 가든)이 녹음과 믹싱을 맡은 이 두 장의 CD는 예상을 뛰어 넘는다.

극히 주관적으로 말하자면 이건 속된 말로 대박 감이다. 대한 민국 국민의 1%만이라도 매스 미디어에 세뇌되지 않은 제대로 된 귀를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노브레인의 팬이라면 지금 노브레인 음악이 가지고 있는 대중적인 상업성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상업성으로 인해 나오는 성공이 아닌 희망을 보는 것이다.

이제 5년차 밴드의 늦깍이 데뷔 앨범이기도 한 이 음반은 <Our Nation 2>보다 좀 더 강력해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리고 반면에 좀 더 부드러워진 사운드도 들려준다.

물론 노브레인 특유의 걸쭉하고 찐득한 맛은 여전하다. 그리고 강하고 거친 사운드, 부드럽고 경쾌한 사운드에 실린 많은 곡들은 상당한 대중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사운드의 곡에서도 직선적이고 강력한 펑크 뿐만 아니라 락큰롤과 트위스트 등의 경쾌함이 서글서글하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97년 <Our Nation 2>에서 보이던 스카와 이성우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게의 기운이 좀 더 구체화된 사운드로 시도되고 있다.

그 대부분의 곡들은 상당히 한국적이다. 물론 김경호나 여타 메이저 락 음악을 말할 때 쓰이는 짜증나는 한국성이 아닌 소박하고 인간적인 느낌의 토속적인 감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사운드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음악들로 노브레인은 자신들의 음악적 범위를 넓히는 한편 어느 정도는 가요화될 수 있는 락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요풍의 락 음악이라는 것이 아니라 열혈 청춘들의 가요가 될 수 있는 락 말이다.

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락 음악을 자신들의 노래로 듣는 것처럼. 그것은 계산되어 만들어진 듣기 좋음이 아니라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럽고 강력한 공감대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 PART 1. 난투

포문을 여는 첫 곡은 다소 스트레이트한 섹스 피스톨스의 분위기와 헤비 메탈과 네오 펑크가 뒤섞인 분위기에 비틀즈의 Hey jude의 명쾌한 코러스에 Twist and shout의 경쾌함이 뒤섞인, 난투의 시작을 알리는 듯 거침없고 시원한 곡 날이 저문다.

이어지는 코믹하고 뒤틀린 마칭 리듬의 애국가에 이어지는 곡은 이미 홍대 앞 놀이터에서 떼로 모여 비디오 촬영을 끝낸 첫번 째 타이틀 곡 청년 폭도 맹진가다.

비틀즈의 Yellow submarine의 도입부를 연상시키는 마칭 혼 섹센과 마칭 스네어가 만들어 내는 인트로에 이어지는 락큰롤 사운드. 스트레이트와 마칭 리듬, 거친 코러스에 즐겁게 워킹하는 베이스와 경쾌한 피아노 연주, 여운을 남기는 아우트로까지 흥겨운 초창기 스트레이트한 트위스트 락큰롤 스타일로 스타 제조의 임무를 띠고 있는 매스 미디어를 비판한 노래 TV show는 신나는 노브레인식 파티 넘버다.

'두구두구두구두구~' 황현성의 질주하는 드러밍으로 시작하는 호로 자식들은 이성우가 핏발 선 목소리로 '우리는 호로 자식들'이라고 절규하는 섹스 피스톨스의 냄새가 무척이나 강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스트레이트하고 강력한 (이성우의 표현에 의하면) 존나 '빡 쎈' 곡이다.

원 테이크 방식으로 녹음되어 잼 형식의 연주와 차승우의 솔로가 인상적인 십대 정치는 스트레이트한 펑크 사운드로 시작하여 1960년대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시키는 다소 사이키한 기타 솔로, 다시 스트레이트한 아우트로로 끝나는 7분에 이르는 대곡으로 CD에만 수록된 곡이다.

차승우가 그 특유의 팍 쉬어버린 듯한 목소리로 울부짖듯 부르는 Viva 대한민국은 초기 영국 펑크의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사운드적 노력을 한 곡으로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은 대한민국 나의 조국의 회의적인 현실과 탐욕에 찬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 비꼬고 있으며 차승우의 드라마틱한 보컬은 이성우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시니컬한 느낌을 그야말로 가슴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Oi' 코러스로 시작하며 노브레인과 그 일당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잡놈 패거리는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는 벼랑 끝의 아이들'에 대한 더 말할 나위 없이 쌔끈한 노브레인의 밴드 송.

빠른 템포의 스카 리듬을 차용한 16비트의 드러밍, 차승우 특유의 총 쏘듯 날리는 기타 사운드, 가뿐하게 플랫을 오가는 베이스 하인, 복고적인 키보드 사운드로 화려한 듯 하지만 차가운 도시 서울에 대한 '서울 드림'을 마산에서 올라온 이성우의 경험담인 회의적으로 노래하는 1998년 서울을 잇는 곡은 전형적인 거칠고 스트레이트하고 빠른 펑크 연주에 10명이 넘는 펑크 키드들이 떼로 외치는 강력한 코러스가 인상적인 마지막 곡 정열의 펑크라이더.

그리고 거칠 것 없이 용감무쌍 달려나가는 10곡에 걸친 펑크의 옷을 입은 정열적인 폭도들의 난투극은 청춘 예찬으로 이어진다.

#PART 2. 청춘 예찬

두번 째 CD 청춘 예찬에서 노 브레인은 스카와 레게, 그리고 또 다른 자신들의 감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락에서는 이례적인 사운드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긱스의 혼 섹션 팀과 대니 정, 윤도현 밴드와 황신혜 밴드의 세션을 하며 예전 앤의 앨범과 레이니 선, 위퍼 등의 많은 인디 밴드들의 앨범에 참여했던 인디 락 계 '약방의 감초' 키보디스트 고경천과 10명이 넘는 떼창 코러스가 있다.

청춘 예찬을 시작하는 성난 젊음은 혼 섹션이 만들어 내는 시원한 사운드의 전형적인 스카 넘버다. 그러나 '그대 입 안에 독기를 머금어라'는 가사처럼 흥청망정 즐겁기만한 젊음이 아닌 분노와 혼란으로 점철된 치열한 젊음을 노래하고 있다.

'서슬 푸른 칼로 제발 나를 사정없이 난자해 주오'라고 자신의 신세를 노래하는 이성우의 보컬과 어둡고 우울한, 그리고 묵직한 코러스가 독특한 느낌을 가지는 슬로우 템포의 레게 넘버 제발 나를은 마산에서 올라온 청춘 이성우의 걸쭉한 목소리가 아니라면 절대 실어낼 수 없을 솔직 담백함을 가진 서글프고 자학적인 청춘의 고백서다.

신나는 스카 리듬을 타고 들리는 곡은 혼 섹션, 대니 정의 색소폰, 정정배의 퍼커션 연주가 인상적인 너 자신을 알라. 빠르지는 않지만 흔들거릴 수 있는 즐거움과 '그대 모습 거부하지 말라'는 코러스와 '너 자신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는 이성우의 보컬이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이 땅 어디엔들 스윙 리듬을 타고 가볍게 흘러가는 다소 예상 외의 곡이다.

스윙에 충실한 리듬 파트, 따뜻한 톤의 기타 솔로에서 딜레이 걸린 사운드로 전환하며 아 대한민국의 멜로디를 잠깐 들려주기도 하는 기타, 하몬드 올갠 연주 등은 노브레인의 아이디어와 다양한 곡 작업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다소 블루스적인 느낌으로 시작되는 청춘 예찬 Part의 마지막 곡은 혼 섹션에 실린 매끄러운 색스폰 연주가 인상적인 청춘은 불꽃이어라. 다소 전형적인 사운드의 혼 섹션과 색스폰의 무드는 의외의 복고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황당무계한 마지막 트랙. 거의 1980년대 전자 오락 사운드을 연상시키는 프로그래밍된 반주에 실린 다소 썰렁한 노브레인의 히트곡 메들리이자 팬들을 위한 멤버들의 재롱잔치 노브레인의 전자 펑크 리믹스 메들리는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가 듣는 다면 단번에 멀미를 유발할만한 트랙이다.
한유선(hanys@iz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