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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cards From A Young Man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
2010

by 이건수

2010.11.01

전작 < Journal For Plague Lovers >는 리치 제임스(Richey James)의 흔적을 모두 모아 발인(發靷)하는 음반이었다. 열 번째 앨범이 되는 이번 신보에 대한 기대감은 동료에 대한 마음의 짐을 벗었다는 것, 바로 여기에 있다.

시원섭섭한 홀가분함은 밝은 톤의 분위기로 투영된다. 투쟁 노선을 버리고 주류 팝계와 정당거래를 한 그들의 걸작 < Everything Must Go >의 새천년 버전이다. 동료에 대해 도의적으로 할 일은 다 했으니 '즐기며 살 테야!'라는 선언문이다.

스티브 알비니(Steve Albini)와의 공동 작업이었던 전작과 달리 데이브 에링가(Dave Eringa)에게 프로듀서 전권을 일임했다. 이에 화답하듯 데이브 에링가는 작심하고 대중 친화적인 싱글들을 뽑아냈다.

제임스 딘 브래드필드(James Dean Bradfield) 보컬은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에너지가 넘치는 내지름을 갖고 있다. 여기에 눈에 띄는 현악기의 사용과 웅장한 코러스는 필 스펙터의 '월 오브 사운드'처럼 두텁게 그의 목소리를 감싸며 야수성을 순화시킨다.

첫 트랙 '(It's not war) Just the end of love'부터 터져 나온다. 3/4박자의 리듬감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동명 타이틀곡 'Postcards from a young man', 에코 앤 더 버니멘(Echo And The Bunnymen)의 프론트맨 이안 맥컬로크(Ian McCulloch)의 저음과 제임스의 보컬이 조화를 이룬 'Some kind of nothingness'까지 명쾌하게 이어진다.

수위를 넘어선 현악파트 사용의 두드러짐은 'Hazelton avenue'에 이르러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을 보인다. 첼로가 리듬리프를 만들어 내고 현악기가 멜로디를 주도한다. 존 케일(John Cale)이 키보드로 참여한 'Auto-Intoxication', 벨벳 리볼버의 베이시스트 더프 메케이건이 게스트로 등장한 'A billion balconies facing the sun'에서 노이즈와 스트레이트한 질주감을 보여주지만 그들이 과거의 모습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강력한 멜로디 훅을 가지고 있는 'I Think I found it'은 싱글 차트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트랙으로 트레인의 'Hey, soul sister'를 닮았다. 'The future has been here 4 ever'에선 리치 제임스가 팔에 자해 하며 새겼다는 '4 real'의 숫자가 연상되며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10번째에 이르러서야 리치 제임스의 흔적이 사라진 듯하다. 그동안의 앨범들은 멤버들에겐 리치를 잊게 만드는 마취제 같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마취가 풀리면 축적된 육체의 고통이 동반된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그 아픔을 망각 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다. 시간은 충분히 흘렀다.

- 수록곡 -
1. (It's not war) Just the end of love
2. Postcards from a young man [추천]
3. Some kind of nothingness
4. The descent - (Pages 1 & 2) [추천]
5. Hazelton avenue
6. Auto-Intoxication
7. Golden platitudes
8. I think I found it [추천]
9. A billion balconies facing the sun [추천]
10. All we make is entertainment
11. The future has been here 4 ever [추천]
12. Don't be evil
이건수(buythewayma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