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킨다는 미국식 영웅담 스토리를 담은 < 제국의 종말 >은 앞서나간 영상미와 시대를 관통하는 B급 정서로 당시 일종의 컬트로까지 추앙받았다. 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카스가 직접 영화 주인공 플래쉬 고든이 후에 루크 스카이워커의 컨셉이 되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앨범은 팬들의 기대선을 크게 벗어났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등의 주옥같은 명곡으로 아로새겨진 < The Game >과 달리, 연주곡 위주의 < Flash Gordon >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폭발하는 보컬을 기대한 팬들에게 찾아온 건 당혹감 이었다.
앨범의 유일한 싱글컷 'Flash'은 훅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빌보드 차트 10위까지 올랐고, 가장 70년대 하드록적 퀸 사운드와 흡사한 곡을 찾자면 'The hero'가 있다. 'Battle theme'이나 'Football fight'같이 브라이언 메이의 치고 나가는 기타리프가 돋보이는 시점도 존재한다. 그 와중 그저 공허하고 어두운 공간감의 신스팝들이 때때로 출몰해 몰입을 방해함으로 아쉬움울 선사한다. 불안정한 느낌의 'Ming's Theme',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대화가 집중을 저해하는 'Arboria'가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확실한 기승전결로서 분명한 고저를 드러내야하는 영화 사운드트랙의 한계일 것이다.
최근 2012년 코미디 영화 < 19곰 테드(Ted) >가 영화를 주요 서브플롯으로 삼아 'Football fight' 'Flash', 'The hero' 등을 흘려보내 앨범도 재주목을 받았다. 꽤나 시대를 앞서갔고 그닥 화려하게 빛나진 않았지만 80년대 신시사이저와 드럼 머신을 주축으로 세우는 퀸 댄스시대 디스코그래피의 출발점으로 기억해두기엔 좋은 앨범이다.
-수록곡-
1. Flash

2. In the space capsule (the love theme)
3. Ming's theme (In the court of the Ming the Merciless)
4. The ring (hypnotic seduction of Dale)
5. Football fight

6. In the death call (the love theme reprise)
7. Execution of Flash
8. The kiss (Aura resurrects Flash)
9. Arboria (planet of the tree maen)
10. Escape from the swamp
11. Flash to the rescue
12. Vultan's theme
13. Battle theme
14. The wedding march (bridal chorus)
15. Marriage of Dale and Ming (and Flash approaching)
16. Crash dive on Mingo city
17. Flash's theme reprise (victory celebrations)
18. The her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