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발매되지도 않아 수입으로만 구입 가능한 앨범이지만 본고장에서는 록 역사의 명반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작이다.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 가장 널리 알려진 'Gimme shelter'는 발매 직후인 69년 12월에 발생한 알타몬트의 비극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킨다(내게 쉴 곳을 주소!). 시종일관 계속되는 자극적 여성(메리 클레이튼) 코러스가 암울한 이 곡부터 앨범 전체의 분위기가 어둡게 채색되어 있다. 역시 장대한 코러스로 서사적인 분위기를 일궈낸 마지막 곡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은 이상적인 베이비붐세대를 향한 '60년대 정신의 종언'이다(항상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어!).

전작 <Beggars Banquet>에 이어 미국 전통의 컨트리 음악에 손짓한다. 넘버원 히트 싱글인 'Honky tonk woman'을 컨트리로 재해석한 'Country honk'가 대표적 '업종다각화'의 신호탄. 'You got the silver'는 키스 리처드의 보컬 신고식이다. 그룹의 맹주임을 자처했던 브라이언 존스는 2곡만 참여한 채 방황을 거듭하고 있었고 급기야 앨범 발표 직전 사망했다. 앨범은 존과 폴의 비틀스처럼 '투 톱 시스템'을 구가하려 했던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 입장에선 브라이언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도 있다. 전작이 매니저로부터 독립이라면 이것은 브라이언 편곡에게서의 독립이다.

'앨범적'인 앨범으로 스톤스답지 않게 어떤 싱글도 내놓지 않았다. 그룹의 새로운 시작이지만 그에 앞서 60년대 록 졸업식의 최우수상 수상작.

-수록곡-
1. Gimme Shelter
2. Love In Vain
3. Country Honk
4. Live With Me
5. Let It Bleed
6. Midnight Rambler
7. You Got The Silver
8. Monkey Man
9.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