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여인' 셰어(Cher)가 돌아왔다. 그녀가 돌아온 곳은 영화가 아니라 노래쪽이다. 영화배우로 더 유명하지만 원래 셰어는 가수다. 이 점에서 그녀의 최신곡 'Believe'는 일종의 '귀거래사'라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돌아온 셰어에 대한 지구촌 팝팬들의 환대는 극진하다. 유럽은 특히 'Believe'판이다. 영국에서 먼저 호응이 폭발해 인기차트 7주간 정상을 차지했으며 프랑스를 제외한 전유럽의 차트 정상을 정복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도 현재 54위에 올라 미국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셰어는 90년대 들어 이렇다할 히트곡을 내지 못했다. 87년 영화 <문스트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로는 스크린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배우 셰어의 이름마저 차차 잊혀져갔다.

'Believe'는 셰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더욱이 그녀는 4개월만 있으면 53세가 되는 노장이다. 이 곡은 70년대 디스코 냄새가 나는 복고풍 춤곡이다. 얼을 빼는 요란한 신세대 테크노댄스가 아니라서 기성세대도 웬만하면 템포를 맞출 수 있다.

중성에 가까운 셰어의 보컬도 매력적이다. 곡의 분위기가 그래서 은근히 섹시하다. 외모에서도 중년의 티는 찾아볼 수 없다. 열네살이 적은 마돈나보다 더 젊어 보인다.

셰어는 컴백 성공으로 전 남편 소니 보노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에서도 벗어났다. 60년대에 셰어와 듀엣으로 활동했다가 나중 미국 하원의원까지 지낸 소니는 지난해 1월 스키장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난 강하기 때문에 이것을 겪어낼 것'이라는 가사처럼 셰어에게는 이제 어떤 장애물도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