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가수 닐 영이 근래 음악계에 갖는 안타까움은 이만저만 아니다. 너무 상업적인 음악이 득시글거려 도무지 아티스트의 혼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 비즈니스는 너무도 조야하고 잔인하고 또한 강제적”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54세의 한물간 가수지만 '그런지 록의 대부'로서 청춘들에게도 아낌없는 존경을 받았던 그는 갈수록 진정한 음악가가 소멸되어 가는 현실을 개탄한다.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너바나는 아티스트로서 정직했기에 도리어 고통으로 막을 내린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난 할 수 있는 한 비즈니스와 멀리 떨어지려고 한다. 악마를 보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산업의 횡포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그는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언론 인터뷰도 사양하며 비즈니스 도시 뉴욕이나 LA도 기웃거리지 않는다. 음악도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욕구만을 따라 만든다. 얼마 전 발표한 신보 <Silver & Gold>에서도 현재 유행하는 음악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조용한 사색을 전하고있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깔고 읊조리는 게 마치 빛 바랜 사진들 같지만 가슴에 깊이 호소하는 노래들이다. 1960년대에 자신이 몸담았던 밴드에 바치는 'Buffalo Springfield again'과 옛 동료들과의 재회를 그린 'Good to see you'를 비롯해 그만의 사랑과 추억이 아련하게 전달된다.

많은 곡을 집어넣는 근래 CD 추세와 달리 과거 LP처럼 12곡에 39분이라는 '최소주의' 앨범구성에서도 고집이 엿보인다. 자아를 잃어버린 시대에 자신의 순수를 지키려는 닐 영의 세계가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