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공연은 화끈하게!'의 슬로건을 주창한 이들은 번개를 새긴 듯한 블랙 앤 화이트 턱시도를 입고 광포한 무대를 선사한다. 현장의 에너지를 등에 업은 'Hate to say I told you so'나 'Walk idiot walk', 'Tick tick boom'은 개러지 특유의 날 것의 기운을 가장 잘 드러낸 사례로 기록되었다.
소설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앨범명은 경력 내내 주창했던 얼터 에고인 랜디 피츠시몬즈(Randy Fitzsimmons)를 내걸었다. '랜디 피츠시몬즈의 죽음'이란 제목 직후의 1번 트랙 'Bogus Operandi'가 의미심장하다. 주연 배우의 융성과 쇠락(Rise and Fall) 혹은 새로운 분신의 출현? 기로에 선 밴드의 물밑작업은 더욱 분주하다.
1960~1970년대 개러지 록을 향한 학구열은 장인 정신이 되었다. 눈 가리고 집어도 고른 품질의 상차림엔 이기 팝의 생환 'Smoke and mirrors'와 국내엔 덜 알려진 펑크 거장 조니 썬더스의 계승 'Rigor Mortis radio', 클래시의 보컬리스트 조 스트러머의 오마주 'Stick up' 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로빈과 찰리 XCX와 작업했던 파트리크 베르게르의 프로듀싱이 사운드 품질을 높였다.
10년만의 귀환에 부담감은 없다. 결절점을 꿰뚫은 2~3분대의 순도 높은 로큰롤은 비틀비틀 유쾌하나 막상 빈틈을 찾기 어렵고 노쇠화와 무력감도 보이지 않는다. 변화와 이동이 아닌 천착을 택한 신보 < Bogus Operandi >는 초지일관이 미덕으로 발현한 대표 사례다.
-수록곡-
1. Bogus Operandi

2. Trapdoor solution
3. Countdown to shutdown

4. Rigor Mortis radio
5. Stick up
6. Smoke & mirrors
7. Crash into the weekend
8. Two kinds of trouble

9. The way the story goes
10. The bomb

11. What did I ever do to you?
12. Step out of the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