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자각한 소년들이 강제적인 금기에 반항하고 본능에 이끌려 사랑을 쟁취해 나간다'는 콘셉트에 충실하다. 엑소의 'Love shot'이 연상되는 타이틀 'Roar'는 훅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다. '악', '타락한 천사', '낙원', '욕망'과 같은 단어를 쓴 콘셉츄얼한 가사 사이 힘있게 직선적으로 내리꽂히는 전자음과 미드템포로 흘러가는 선율의 이중적 맞부딪힘이 좋다. 브릿지 부분에 두껍게 쌓이는 코러스까지 노래 곳곳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이는 퓨처베이스를 적당히 녹여낸 첫 곡 'Awake', 후반부 베이스 리듬과 신시사이저의 의도적 어긋남이 흥미로운 'Savior'과 같은 노래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러 발음을 뭉게거나 마치 연기를 하듯 가창에 이미지를 덧씌워 음반이 만든 이야기에 농도를 높인다. 가사, 퍼포먼스, 비주얼 한 곳에서 조금만 더 나가거나 덜 나갔다면 세계관의 응집력이 떨어졌을 것이나, 신보는 그 중심을 잘 잡는다.
달콤한 사랑 노래인 'Blah blah'에서 '블라블라(Blah blah)', '울라라(Ou la la)' 등 비슷한 발음의 단어로 음율을 만들거나 어쿠스틱 기타가 중심 선율을 만드는 발라드 '숨'에서 '울고 있던 내 곁에서 / 수평선이 되어 준 / 넌 나의 모든 숨'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등 인상적인 가사도 많다. 날 선 전자음이 주도하는 끝 곡 'Diamond life' 역시 단어의 리듬감과 후렴구 멤버들이 교차하며 노래의 합을 끌어내는 깔끔하고 담백한 구성을 지녔다.
소년의 성장과 사랑. 단계적으로 세계관을 풀어가는 와중, 이를 뒷 받칠 노래들이 탄탄하다. 무엇보다 세계관에 귀 기울이게 하는 곡 단위 호흡이 음반의 승리 요소. 잘 정돈된 음악으로 그룹의 성장 서사를 조명했다.
- 수록곡 –
1. Awake
2. Roar

3. Blah blah

4. Savior
5. 숨
6. Diamond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