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 명곡들도 많지만 본 글에선 제외했고 상업적 성공과 지명도를 고려하되 개인적 선호에 무게 실었다. 편안한 선율로 어루만지는 이지 리스닝과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록의 즉흥 연주, 신시사이저의 발달에 따른 전자음악 등 시대별 흐름이 있고, 흥미롭게도 1990년대 이전에 인스트루멘탈 뮤직의 위세가 비교적 높았다. 인간의 목소리 없이도 많은 이들에게 청각적 쾌감과 감동을 안겨준 명곡들을 통해 인스트루멘탈 뮤직에 한 걸음 다가가기를 소망한다.
더 섀도스(The Shadows) 'Apache' (1960)
훗날 수많은 뮤지션들에 영감을 줬던 기타 인스트루멘탈의 전설은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작곡가 제리 로단(Jerry Lordan)의 곡을 동국의 기타리스트 버트 위던이 취입한 것이 원류(原流)로 후에 덴마크 출신 기타 연주자 요르겐 잉그만(Jorgen Ingmann)의 버전이 빌보드 핫100 2위까지 올랐다. 봉고와 콩가 등 역동적인 리듬 연주로 주목 받은 펑크(Funk) 그룹 인크레더블 봉고 밴드의 'Apache'도 후대의 힙합과 댄스 뮤직의 배후 세력이 되었고 영국의 빅비트 뮤지션 팻보이 슬림도 이 버전을 리믹스했다.
전설적인 할리우드 배우 버트 랭커스터 주연의 1954년도 영화 < 아파치 >에서 영감을 받은 곡은 사운드 이펙트를 활용한 간드러지는 기타 연주로 서부극의 고독감을 표현했다. 버트 위던의 곡이 너무 밝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작곡자 제리 로단은 영국 팝의 전설 클리프 리처드와 투어를 돌던 연주 집단 더 섀도스에 'Apache'를 위탁했다. 명도를 줄이고 멜랑꼴리에 집중한 섀도스의 연주는 원작자의 의도를 가장 잘 반영해 대중음악사의 광맥으로 남았다.
더 토네이도스(The Tonadoes) 'Telstar' (1960)
기타 중심의 인스트루멘탈 뮤직으로 동시대의 더 섀도스와 라이벌 관계였던 영국 밴드 더 토네이도스는 비틀스와 킹크스 같은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주역들이 부상하기 전 짧게나마 전성기를 누렸다. 멤버들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솔로 활동을 이어간 독일계 영국 베이시스트 하인츠 버르트(Heinz Burt)와 록밴드 뮤즈의 리더 매튜 벨라미의 친아버지인 리듬 기타리스트 조지 벨라미(George Bellamy) 등으로 구성된 토네이도스는 1962년과 1964년 사이에 발매한 넉 장의 EP를 모두 영국 앨범 차트 10위권에 올려 놓았으나 정규 음반에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1962년 발사된 텔스타 통신 위성에서 제목을 따온 'Telstar'는 소리의 측면에서 기념비적이다. 오버더빙과 리버브, 샘플링 등 당대로선 획기적이었던 기술을 대중음악에 도입했던 프로듀서 조 믹(Joe Meek)은 우주 기술을 향한 기대감과 고양감을 스페이스 에이지 팝(Space Age Pop)이란 음악 스타일로 풀어냈다. 'Telstar'는 토네이도스의 연주와 조 믹의 실험성이 결합해 SF물에 나올법한 사운드가 탄생했고 영국과 미국의 싱글차트 꼭대기를 휩쓴 이 곡은 밴드의 단명과 조 믹의 비극적 죽음에도 그들의 이름을 대중음악사 한 꼭지에 남기기에 충분했다.
허브 알퍼트와 티후아나 브라스(Herb Alpert & The Tijuana Brass) 'Lonely bull'(El soro toro) (1962)
대중에 가장 친숙한 트럼펫 사운드를 들려줬던 미국의 재즈 트럼페터 허브 알퍼트는 리스닝과 재즈, 팝을 오가며 'A taste of honey'와 'Spanish flea' 같은 명곡을 남겼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의 시그널로 알려진 1979년 작 'Rise'와 호아킨 로드리고의 원곡을 재즈 퓨전으로 각색한 'Aranjuez' 등 원곡과 커버를 가리지 않고 쏟아낸 알퍼트는 그래미 명예상과 토니 어워드, 버락 오바마rk 가 수여한 The National Medal of Arts 등 뮤지션으로서 모든 영예를 누렸다.
알퍼트에 많은 곡을 제공한 작곡가 솔 레이크(Sol Lake)의 작품인 'The lonely bull (El soro toro)'은 허브 알퍼트와 티후아나 브라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1962년 데뷔 앨범 < The Lonely Bull >의 타이틀 곡이다. '올레(Ole)'라는 함성으로 로데오를 시각화 하는 곡은 금세 만돌린과 트럼펫의 낭만적인 선율로 접어들며 넓은 경기장에 홀로 선 황소의 고독을 청각화한다. 빌보드 핫100 6위까지 오르며 이지 리스닝의 대표곡이 된 'The lonely bull (El soro toro)'은 기타 중심의 인스트루멘탈 록 밴드 벤쳐스와 섀도스가 각각 1963년, 1964년에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부커 티 앤 더 엠지스(Booker T, & The M.G.'s) 'Green onions'(1962)
음악 평론가 로버트 다이머리(Robert Dimery)가 엮은 < 죽기 전에 꼭 들어야할 1001개의 앨범 >속 < Green Onions >(1962)는 싱싱한 파가 그려진 앨범 커버로 각인되어 있다. 이미지처럼 명징한 트랙이 다수 포진한 이 앨범은 이내 흑인 음악의 역사적 레이블인 스택스를 대표하게 되었고 알앤비와 록 양쪽 진영에서 환대 받았다. 자작곡뿐 아니라 메리 웰스(Mary Wells)와 레이 찰스, 애커 빌크(Acker Bilk)등 다양한 뮤지션의 곡을 재해석한 이 음반은 빌보드200 33위까지 올랐다.
밴드의 프론트맨이자 키보디스트인 부커 티 존스가 열일곱 나이에 작곡한 'Green onions'는 펑키(Funky)한 리듬감과 선율이 돋보이는 멤피스 소울(Mephis Soul)의 대표작이다. 시대에 회자될 해먼드 오르간 연주와 펜더 텔레케스터의 장인 스티브 크로퍼의 기타 플레잉은 인스트루멘탈의 고전으로 남았다. 흑인과 백인이 각각 두 명씩 균등하게 구성된 이색적인 조합은 슬라이 더 패밀리 스톤, 후티 앤 더 블로 피시 같은 다인종 그룹을 예견했고 1971년 < Melting Pot >이라는 후기 걸작이 정체성을 대변했다.
프랭크 자파(Frank Zappa) 'Peaches en regalia' (1969)
미국 대중음악사 최고의 기인 프랭크 자파에 임계선은 없다. 록과 블루스, 재즈를 섞은 기묘한 음악 세계는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릴 수 없고 전자음악의 시초격인 구체음악과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와의 협업에 기반한 클래시컬 뮤직에까지 손을 댔다. 대중성이 떨어지는 탓에 국내에는 왕가위 감독의 < 해피 투게더 >(1997)의 끝자락에 실린 'Happy together'(터틀스 원곡) 정도만 알려졌지만 자파가 창조한 음악 대해(大海)는 마니아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가 이끌었던 밴드 마더스 오브 더 인벤션과 구분하면 1969년 작 < Hot Rats >는 자파의 두 번째 솔로 앨범이 된다. < Trout Mask Replica >(1969) 라는 컬트 명작을 남긴 아방가르드 록 뮤지션 캡틴 비프하트가 보컬을 맡은 'Willie the pimp'와 13분에 달하는 'The gumbo variations' 등 재즈 록 세례를 퍼붓는 이 앨범은 마더스 시절보다 더욱 장중한 음악을 선보였다. 'Strawberry 23 letter'에서 아름다운 기타 연주를 들려줬던 셔기 오티스(Shuggie Otis)가 베이스를 잡았고 기타의 빈자리를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이언 언더우드(Ian Underwood)의 관악기로 채우는 'Peaches en regalia'는 짜임새 있는 편곡으로 재즈 록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후반부 고음역의 키보드와 플루트 연주는 고양감과 전율을 선사했다.
산타나(Santana) 'Soul sacrifice' (1969)
라틴 록의 상징인 록밴드 산타나는 1966년 조직된 이래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라틴 록에 재즈와 블루스를 섞은 음악 세계는 < Abraxas >(1970), < Santana III >(1971), < Caravanserai >(1972) 같은 수작으로 귀결했고 올해의 앨범을 비롯 그래미를 휩쓴 18번째 스튜디오 앨범 < Supernatural >(1999)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21년에 발표한 < Blessings And Miracles >에서 'Smooth'의 영광을 공유한 롭 토마스와 칙 코리아, 스티브 윈우드 등을 초빙해 < Supernatural >의 마법을 소환했다.
포효하는 사자의 앨범 커버가 인상적인 산타나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 Santana >는 1969년의 시대 상황을 반영해 환각적이다. 나이지리아 음악가 바바툰드 오라툰지가 만든 'Jin-go-lo-ba'를 재해석한 'Jingo'와 클래식 넘버가 된 'Evil ways'를 수록한 이 앨범엔 원초적 라틴 리듬과 잼(Jam) 형식의 즉흥 연주가 살아 있다. 산타나가 1969년 우드스탁에서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펼친 곡으로 알려진 'Soul sacrifice'는 리더 카를로스 산타나의 기타와 후에 하드록 밴드 저니에 가입하는 그레그 롤리(Gregg Rolie)의 해먼드 오르간에 마이클 카라벨로(Michael Carabell)의 퍼커션이 더해져 라틴 록의 전형(典刑)을 세웠다.
에드가 윈터 그룹(The Edgar Winter Group) 'Frankenstein' (1972)
고 신해철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제공한 충격파는 길었다.'Frankenstein'처럼 프로그레시브한 곡이 가득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 They Only Come Out At Night >(1972)은 'Alta mira', 'Free ride' 같은 부기 록과 우수에 찬 발라드 'Autumn'으로 예상을 비껴갔으나 곡이 주는 몰입감은 유효했다.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조니 윈터(Johnny Winter)의 친동생이자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로 저명한 에드가 윈터는 솔로 명의와 화이트 트래시, 에드가 윈터 그룹 등 본인 이름을 내건 밴드들을 이끌며 창작욕을 불태웠다.
인스트루멘탈로선 드물게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록 연주곡의 기념비를 세운 'Frankenstein'은 잼(Jam) 형식의 곡으로 첫 녹음은 10분을 넘겼지만 여러 차례 편집을 거쳐 5분 이내의 곡이 되었다. 재가공이 못내 아쉬웠던 윈터는 신시사이저의 비중을 늘린 풍성한 버전을 라이브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 하드 록 밴드 몬트로즈(Montrose)를 창립한 로니 몬트로스의 육중한 기타 리프는 괴물성을 확립했고 윈터는 신시사이저와 색소폰, 리듬 악기 팀발레스 연주로 다층성을 살렸다. 곡의 진가를 확인한 < 롤링 스톤 >지는 '가장 위대한 록 인스트루멘탈 25곡'의 일곱 번째 순서로'Frankenstein'을 올렸다.
데오다토(Deodato) 'Also sprach Zarathustra' (1973)
모델 헤일리 비버의 외조부, 즉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처할아버지인 브라질 뮤지션 데오다토(Eumiro Deodato)는 프랭크 시나트라부터 뷰욕에 이르기까지 음악적 저변이 넓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에게 헌정하는 1964년 음반 < Inutil Paisagem >처럼 활동 초기엔 보사노바를 주로 구사했지만 전성기는 1970년대에 재즈 펑크(Jazz Funk)에 천착한 1970년대였다. 올해 8월 사망한 전설적인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Creed Taylor)가 설립한 재즈 레이블 CTI에서 두 장의 음반 < Prelude >와 < Deodato 2 >를 발매했고 모리스 라벨, 조지 거쉰같은 고전음악을 자신의 방식으로 편곡했다.
1973년 작 < Prelude >의 문을 여는 'Also sprach Zarathustra'는 1974년 그래미에서 최고의 팝 인스트루멘탈로 경력의 방점을 찍었다. SF명작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에 삽입되어 잘 알려진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재창조한 재즈 펑크 대서사시는 곡의 부피감을 늘려가면서도 고루함으로 빠지지 않는 편곡이 탁월하며 스탠리 클라크(Stanley Clarke), 빌리 코햄(Billy Cobham) 같은 특급 연주자들이 기량을 발휘했다. 1970년대를 대표하는 재즈 퓨전 수작인 < Prelude >에는 이 곡 외에도 뮤지컬 < Kismet >의 삽입곡을 보사노바로 풀어낸'Baubles, bangles and beads'와 클로드 드뷔시에 서늘한 재즈 록을 입힌 'Prelude to the afternoon of a Faun'가 실렸다.
코모도스(Commodores) 'Machine gun'(1974)
후에 폴리도르(Polydor)로 이적했지만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쳐 숱한 히트곡을 배출한 펑크(Funk) 밴드 코모도스는 모타운 레코즈의 대표 아티스트로 거론되기에 충분하다. < The Commodores >(1977), < Natural High >(1978), < Midnight Magic >(1979) 석 장의 정규 음반을 모두 빌보드200(앨범 차트) 3위에 올리며 1970년대 말을 뜨겁게 달군 코모도스는 국내에서 특히 사랑 받은 발라드 'Easy'(4위)와 'Three times a lady'(1위)과 정통 펑크 넘버 'Brick house'(1위) 등 싱글 차트도 점령했다.
코모도스의 데뷔 앨범 < Machine Gun >의 도입곡으로 밴드의 시작을 알리는 'Machine gun'은 3분이 채 안되는 러닝 타임에도 압도적 화력이다. 모타운 레코즈 사장 베리 고디(Berry Gordy)는 곡의 작곡자기도 한 밀란 윌리엄스(Milan Williams)의 현란한 클라비넷 연주에서 '기관총'이라는 곡명을 착안했고 훗날 팝계의 슈퍼스타가 되는 라이오넬 리치의 건반 연주와 토마스 맥클러리(Thomas McClary)의 기타가 펑크의 탑을 건설했다. 연주곡이지만 빌보드 알앤비 차트 7위, 싱글 차트 22위까지 올라 상업적 성과도 만족스러웠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Speed of life' (1977)
2016년 화성으로 여행을 떠난 '지기 스타더스트' 데이비드 보위는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했다. 정체(停滯)를 거부했던 보위의 커리어에서도 특히나 실험적이었던 베를린 3부작은 브라이언 이노와의 협업으로 앰비언트적 요소가 짙다. 메시지 측면에서 보위의 대표곡이 된 'Heroes'와 크라프트베르크의 멤버 플로리안 슈나이더(Florian Schneider)로부터 제목을 따온 'V-2 schneider'가 수록된 1978년 작 < Heroes >와 월드비트와 아트록을 혼합한 1979년도 앨범 < Lodger >에서 독창성이 극에 달했다.
베를린 트릴로지의 시작을 알리는 1977년 음반 < Low >는 아트 팝의 바로미터다. 'Sound and vision', 'Be my wife'같은 캐치한 곡들에 탠저린 드림과 노이!(Neu!)와 같은 크라우트 록 밴드들의 전위성과 팝적인 요소가 공존하며 이노와 함께 구축한 사운드스케이프는 유례 없는 기묘함이었다. 보위가 초기 신시사이저인 체임벌린과 ARP 신시사이저를 직접 연주한 'Speed of life'는 묵직한 전자음에 각종 효과음을 겹겹이 쌓았고 오랜 기간 보위와 협업한 데니스 데이비스(Dennis Davies)의 드럼도 탄력적이다. 본래 가사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빠지게 되었다.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 'Rydeen' (1979)
일본 대중음악은 일찌감치 서구의 그것을 흡수해 스타일의 다양성과 세련미를 담보할 뿐 아니라 이를 수용하는 대중들의 선진 의식으로 단단한 시장을 형성했다. 허리가 튼튼한 일본 팝음악계에서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가 지니는 지위는 남다르다. 서양의 전자음악에 동양의 선율을 혼합해 역으로 영미권에 영향을 끼친 이 음악집단은 멤버 면면으로 봐도 일본 대중음악사를 요약한다. 영화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적인 작곡가가 된 류이치 사카모토와 국내에서 장기 유행중인 시티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호소노 하루오미(Haruomi Hosono), 일본 프로그레시브 록의 대부 사디스틱 미카 밴드(Sadistic Mika Band)의 타카하시 유키히로(Takahashi Yukihiro)까지.
2007년 롤링 스톤 지가 선정한 < 일본 대중음악 100대 명반 > 4위에 오른 < Solid State Survior > 는 근미래를 이미지화하는 'Technopolis'에 마이클 잭슨과 에릭 클랩튼이 각각 댄스와 록으로 커버하기도 한 몽환적 선율의 'Behind the mask'로 전자음악의 금자탑을 세웠다. 드러머 타카하시 유키히로가 작곡한 'Rydeen'은당시 미국에서 인기를 끌던 일본 애니메이션 < 용자 라이딘 >에서 제목을 따왔고 동양적이면서도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B급 공상과학물을 닮은 뮤직비디오도 매력적이다.
심플 마인즈(Simple Minds) 'Theme for great cities' (1981)
청춘 스타 에밀리오 에스테베스가 주연한 < 조찬 클럽 >(1985)의 삽입곡 'Don't you (forget about me)' 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 록 밴드 심플 마인즈의 절정기였다. 포스트 펑크와 아트 록 계열에서 뉴웨이브/신스팝으로 전환한 < New Gold Dream (81-82-83-84) >와 < Sparkle In The Rain >으로 시대에 감응했고 빌보드핫 100 정상을 차지한 'Don't you (forget about me)'를 비롯해 'Alive and kicking'(3위), 'Sactify yourself'(14위) 'All the things she said'(28)위 등 네 곡을 빌보드 탑40에 안착시키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도 맛봤다.
사운드에 어둠이 감돌던 시절 발표한 1981년 작 더블 앨범 < Sons And Fascination / Sister Feelings Call >은 스페이스 록 밴드 공(Gong)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힐리지(Steve Hillage)의 제작으로 전위성을 품었다. 싱글로 발표한 'Love song'과 'The american'이 각각 영국 차트 47위와 59위에 그쳤지만 보다 날이 선 짐 커(Jim Kerr)의 가창과 포스트 펑크 특유의 음울이 매력적이다. < Sister Feelings Call >의 문을 여는 'Theme for great cities'는 밴드의 인장과도 같은 커의 목소리 없이도 잔상이 강하다. 간결하고도 탄력적인 리듬과 신시사이저 선율은 발레아릭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로보틱한 기계음은 공상과학 영화를 그려낸다. 전성기를 맞기 전 밴드의 개성을 함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