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2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최종 결선 무대가 동탄센트럴파크 잔디광장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약 100여 팀이 넘는 참가자가 몰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문 심사위원의 평가를 거쳐 뽑힌 TOP10이 9월 17일 제부도에서 본선 경기를 치렀으며 접전 끝에 오드(ode), 모불(MOBULL), 스칼렛킴 밴드, rooftop patio, MadRex 총 5팀이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에 올랐다.
얇게 포 뜬 저녁노을이 내려앉았지만 광장의 생기는 한낮처럼 뜨거웠다. 무대 가장 앞쪽에는 사전 신청과 당일 선착순으로 모집한 시민평가단이 분주히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100명의 시민평가단은 각 팀의 무대가 끝난 후 리모컨을 통해 직접 점수를 입력, 집계 시 50%가 반영됐다. 이외에도 음악평론가 임진모를 포함한 전문 심사위원 4인의 현장 평가 50%를 합산해 최종 우승팀을 가렸다.
승자는 한영애의 명곡 '누구없소'를 펑키하게 재해석하고 인생을 더 과감하게 살아보자는 활기찬 분위기의 자작곡 '마커(Marker)'를 부른 밴드 모불에게로 돌아갔다. 밴드명이 어떤 의미를 지니느냐 물으니 “'모든 걸 불 싸지르자' 혹은 '모두가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자'는 뜻”이라며 밝게 웃어 보인 그들과의 짧은 인터뷰를 공개한다. 인터뷰는 최종 우승자가 발표된 직후 무대 아래 작은 대기실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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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축하한다.
민철 : 상금 300만원은 앨범 내는 데 보태 쓸 예정이다. 원래 경연이 끝나면 일찍 집에 들어가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오늘 밤을 지새울 것 같다.
결선 무대가 긴장되지는 않았나?
하람 :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웃음) 환절기라 목 상태가 평소보다 안 좋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목소리가) 잘 나왔다.
커버곡으로 한영애의 '누구없소'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
민철 : 다른 곡을 했다가 경연 이틀 전에 이 노래로 바꿨다. 그전에 했던 곡은 편곡하고 합주를 진행하는데 계속 우리한테 안 붙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 곡이 어떤 것이었냐 물으니) 타샤니 '경고'였다. 이틀 전에 밤샘 합주 5시간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원곡의 보컬 색이 강한 편이다. 어떤 식으로 보컬을 해석하려 했는지.
하람 : 한영애 선생님의 목소리는 색이 짙다. 근데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그 차이를 인식하고 대중에게 좀 더 잘 다가갈 수 있는 것에 강점을 두자며 원곡보다 살짝 가볍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팀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동현 : 우리는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작업을 할 때 곡의 레퍼런스를 찾아 그것을 기준으로 노래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반대다. 곡을 들고 와서 그 자리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내뱉고 저마다의 취향, 의견을 반영해 (노래를) 다듬어 나간다.
민철 : 우리가 멤버가 적으니까 각자 꽉꽉 채워서 연주를 신경 써서 하는 게 있다. 일렉트릭 기타를 두지 않고 건반, 베이스, 드럼, 보컬만으로도 빈틈없이 소리를 잘 채운다.
기타가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소현 :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기타까지 포함한 구성이 밴드의 완성된 모습이다. 그게 일반화 되어 있다면 오히려 우리는 그 (기타) 사운드를 버리고 훨씬 라이트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스가 받쳐주니까 건반인 내가 화성을 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도 하고.
추구하는 음악 방향이 있다면?
동현 :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를 건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항상 모두가 부를 수 있는 음악, 조금 더 쉽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고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고 또 겪고 있다. 그 목표가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 밴드가 어떻게 되길 바라는지.
민철 :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너무 알아봐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못 타는 게 꿈이었다. 밴드가 그 꿈을 이뤄줬으면 좋겠고 (일동 웃음) 또 하나는 어딜 가든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길 바란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핸드폰 가게 앞에서나…
각자에게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아티스트, 곡 혹은 순간을 들려달라.
민철 : 조용필 선배님의 '모나리자'. 고등학교 때 무대에서 이 노래에 맞춰 드럼을 쳤었다. 처음으로 무대를 하며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다. 무대가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고, 공연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기억이 있다.
하람 : 중고등학생 때 밴드부를 하면서 '무대에 서고 싶다', '공연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티스트의 영향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소현 : 데이비드 포스터가 나의 롤모델이다. 그의 음악은 대중적이고 또 엄청나게 히트를 많이 하지 않았나.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In the stone'처럼 사람들이 들으면 무조건 아는 그런 곡들이니까. 그 영향을 받아 나도 스스로 대중성을 찾아가며 음악을 시작했다.
동현 : 자미로콰이.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입시 때 연습하기 위해서 찾아 듣고 배우던 밴드였는데 뒤늦게 베로나(Verona)에서 한 공연을 보고 느낀 전율이 잊히지 않았다. 자미로콰이 음악이 지닌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에 빠져 밴드를 꿈꾸게 됐다.
인터뷰 : 임진모
정리 : 박수진
사진 제공 : 화성시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