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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중음악의 재발견] 조용필의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 DATE : 2022/10   |   HIT : 2604
      • by 송의성

      • 우리나라 대중가요 중 가장 긴 곡은 무엇일까? 길이로만 본다면 강병철과 삼태기가 2005년에 재발표한 '삼태기 메들리'다. 25분 동안 100여곡 넘게 이어 부른 메들리, 대단한 성취지만 기존 노래들 메들리니 고유한 창작으로 보긴 어렵다. 1973년 '신중현과 The Men'의 '거짓말이야'도 22분 56초의 긴 곡이지만 정교하게 구성된 곡이라기보다 스튜디오 라이브 잼에 가깝다.

        ▶신중현과 The Men '거짓말이야', 22분 56초의 대곡
        양인자, 김희갑 콤비가 만들고 조용필이 부른 곡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가 어쩌면 내용과 형식을 충족하는 가장 긴 곡이리라. 발매당시 LP판 B면을 채운 19분 30초의 대곡이자 100년 한국대중음악 역사상 보기 드문 장편스토리가 담겼다. 나이가 좀 있다면 조용필의 'Q'를 기억할텐데, 바로 그 곡이 수록된 앨범에 이 곡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이 함께 실렸다.

        이 곡은 4가지 요소로 구성되었다. 노래와 연주, 내레이션과 대화를 적절히 활용해 한 편의 뮤지컬처럼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음악적으로 노래와 연주는 프로그레시브 록, 그 내용을 서사하기 위해 대화와 내레이션을 도입했다. 특히 곡이 전하는 이야기는 보들레르의 8편 연작시 '여행'에서 영감을 받았다.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이라는 제목도 보들레르 作 '여행'의 세 번째 시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창작자인 양인자가 보들레르에서 받은 영감을 짐작할 수 있다.

        ▶보들레르와 그의 시집 ‘악의 꽃’ / 8편의 연작시 ‘여행’ 수록
        긴 곡인만큼 주목할 것은 이야기다. 20여분에 이르는 한 곡의 노래에는 당시 조용필 또래 남자의 삶과 방황이 담겨있다. 이는 시대상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사회 모든 뉴스의 블랙홀이던 올림픽 개최가 1년 지난 1989년, 대중들에겐 새로운 인식의 문이 열리던 시기였다. 5·18 본격 거론과 5공 비리수사, 청문회가 뒤섞인 정치적 혼돈. 전영혁의 심야 방송에서는 유러피언 프로그레시브 록이 사춘기들을 잠 못 들게 했고, 본격화된 자본주의는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냈다.

        이를 토대로 긴 곡을 풀어내려면 아무래도 프로그레시브 록의 패턴과 구성이 적절하다. 놀랍고도 당연한 점은 이곡의 작곡자가 김희갑이라는 점이다. 트로트부터 프로그레시브 록까지, 김희갑은 사실 이 한곡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아야할 한국 대중음악사의 천재다,

        ▶양인자, 김희갑 부부
        전체사회를 향한 듯한 도발적 제목이지만 이 곡의 이야기는 사뭇 개인적, 현실적이며 그 결말은 예상보다 순한 맛이다. 현대사회에서 방황하는 한 남자, 그의 아침 일상과 상념, 친구와 만남, 바다로 향하는 여정, 일탈 후 바라본 일상 등으로 전개된다. 이를 텍스트로만 보면 사실 음악으로 소화하기 힘든 부분도 많다. 그래서 조용필의 역할이 더욱 빛난다.

        양인자의 글에 생명을 준 것은 조용필의 목소리, 결국 그 이상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일례로 14분 이후에 나오는 사내의 절규는 우리 나이로 당시 마흔이자 전성기를 맞은, 한의 맛을 아는 조용필이기에 가능했다. 글과 악보로 타인과 공유할 수 없고 오직 한 인간의 내면에서만 발현 가능한 호흡과 감정, 완급조절까지, 조용필의 해석으로 곡을 완결시켰다. 아쉬움이라면 녹음이다. 일부 구간, 노랫말과 내레이션이 반주 소리에 가려 잘 들리지 않는다. 뱃고동 소리 등 현실의 효과음도 삽입되었다면 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한국음악 중 다시 녹음되길 희망하는 첫 번째 곡이다.

        ▶넥스트 3집
        곡의 길이와 그 가치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긴 곡들을 작업한 이들은 나름 기억할 이유가 있다. 조용필 이전이자 신중현 이후 ,그 사이라 할 1978년에 산울림은 '그대는 이미 나 / 18분 38초' 내놓은 바 있다.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이후엔? 신해철이다. 넥스트 1집 'Home' 에서부터 보여준 콘셉트 앨범을 비롯, 다수의 긴 곡 '아버지와 나 / 7분 48초', '불멸에 관하여 /6분 44초', '세계의 문 / 9분 30초' 등... 특히 신해철의 성취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기술적으로 레코딩부터 내용적으로는 다양한 이야기까지 밀도 있고 수준 높은 퀄러티를 선보였다. 긴 곡을 만든 이들에게 공통점이라면 음악이란 소리 그 이상이며 실험과 도전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 오늘날 한국음악의 저변이 기여한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다. 극소수만 알고 있을 Devil Doll의 'Mr. Doctor'까지도 라디오에서 수차례 나왔는데 우리 음악사의 기념비적 곡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들어본 이는 더 드물다. 가왕 조용필의 노래도 그러한데... 아직도 다시 찾아야할 우리의 음악은 많다는 긍정이자 방증이다.

        ■ 프로필
        JTV 전주방송 프로듀서 송의성. TV로는 < 개그를 다큐로 받느냐? >의 그 다큐를, 라디오로는 < 테마뮤직 오디세이 >라는 1인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록스타를 꿈꾸던 청춘의 시간은 가고, 요즘은 크로매틱과 방구석 잼으로 여생(?)을 즐기는 중이다.
      • 2022/10 송의성(blues@j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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