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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 3일차 후기
      • DATE : 2022/08   |   HIT : 2506
      • by 장준환
      • 매력적인 국내 밴드로 똘똘 뭉친 라인업 때문일까, 아니면 오랜만에 돌아온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에서일까.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던 2일 차 토요일이 지나갔지만, 3일 차는 전날 못지않은 인파로 코로나 동안 갇혀 있던 페스티벌 마니아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를 단번에 알려주고 있었다. 인천광역시에 의하면 이날 펜타포트를 찾은 관객은 4만 5천 명. 어젯밤의 빗줄기를 머금은 채 습기와 열기를 내뿜는 땅을 가로지르고, 부지런히 펜스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뒷모습에서 '역시 한국인은 흥의 민족이 맞구나'하는 확신이 저절로 뒤따랐다.


        “늙어서 못 노는 게 아니라 안 노니까 늙는 거지!”
        해가 제일 위력을 발산할 오후 2시 무렵, 펜타포트의 입구에서부터 이번 펜타포트를 관통할 명언이자 호기로운 외침이 광활한 공연장의 크기를 비웃듯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그 주인공은 올해로 26년 차 경력을 맞이하는 국내 록 밴드 체리필터. 펜타포트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는 수줍은 고백을 뒤로, 밴드는 비장하고도 기쁜 표정과 함께 활력적인 퍼포먼스와 쇼맨십을 선보이며 격한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세월의 흐름이 야속하게도(?) 한 곡씩 전력을 쏟아부을 때마다 휴식 겸 만담을 나누는 조유진의 모습은 단연 '귀여움 모먼트'. 그럼에도 회복이 끝나면 록 스타로 돌변하여 '피아니시모', '해피데이', '달빛소년' 등 히트곡으로 시원시원한 무대를 만들어 나갔다. 특히 대미를 장식한 '낭만 고양이'의 차례에서는 그 장소에 있던 모두가 일제히 기다렸다는 듯 함께 따라 부르는 장관이 이어졌다. 다시 돌아온 록 페스티벌 열풍의 불씨가 대낮부터 거세게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는 인디 신의 스타들, 싱어송라이터 김뜻돌과 밴드 아도이가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페스티벌에 맞춰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 음반 < Cobalt > 위주의 셋리스트를 꾸린 김뜻돌은 로킹한 밴드셋 연주 아래 'Cobalt', '중요해' 등을 선보였다. 신인의 패기 어린 부름에 보답하듯 서브스테이지 존에 모여든 사람들은 체리필터 공연부터 이어진 열띤 슬램의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곡이 흘러나오고 구호에 맞춰 물줄기가 수차례 하늘을 가로지르자, 분위기 역시 뜨겁게 무르익었다.


        아도이는 연주력을 기반으로 그들이 위치한 메인 스테이지부터 지나다니는 이들의 눈길까지 단숨에 휘어잡는 면모를 보였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부 깔끔한 구성의 무대였다고나 할까. 특히 'Don't stop' 무대에서 펼쳐진 뜀박질의 향연은 자유로운 젊음의 행진을 보는 듯 했다. 모두의 심장 박동을 하나로 만들어준 박수는 물론, 그 호응을 유도한 오주환의 마이크 낚시 퍼포먼스 역시 뇌리에 크게 남는 장면이다.


        피크닉존의 돗자리에서 쉬고 있을 무렵, 태국의 뮤지션 품 비푸릿(Phum Viphurit)의 찰랑거리는 기타 사운드가 선선한 바람을 실어 보냈다. 리허설 도중 서투른 한국어로 사람들에게 수줍게 인사하던 그는 투박한 < Bangkok Balter Club >의 애니메이션을 스크린에 실은 채 'Hello, anxiety', 'Lover boy' 등 고즈넉한 선율과 편안한 보컬로 폭염의 현장을 낭만의 바닷가로 둔갑시켰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곡 'Wings'의 무대에서는 새소년의 보컬이자 피처링 계의 감초, 황소윤이 또 한 번 깜짝 등장하며 준비된 합을 맞추기도 했다.


        이내 발룬티어스의 악기 조율이 시작되자마자 낌새를 눈치챈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능숙하게 < The Volunteers >와 < New Plant >의 수록곡을 차례로 꺼내놓았고, 청춘의 전유물인 거친 에너지를 마구 발산하기 시작했다. 유독 짙었던 팬들의 성원만큼이나 수준급의 라이브 실력이 돋보였다. 쉬어가는 구간에서는 공연장의 깃발을 언급하는 여유를 보이다가도, 'Let me go!'에 이르러는 폭렬하는 밴드 사운드 사이로 무대를 방방 뛰어다니며 휘어잡기도 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성현 필자의 말을 빌리자면, 부스로 올라가 높게 뛰어 무대 위로 드러눕는 퍼포먼스는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유격 체조 8번'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단연 하이라이트이자 필진 모두가 손꼽는 최고의 무대는 바로 공연계의 강자라 불리는 글렌체크와 이디오테잎이었다. 'Vogue boys and girls'의 찌릿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터져 나오는 순간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감전된 듯 박자에 맞춰 손과 몸을 흔들었고, 3일간의 물세례로 이미 진흙탕이 되어버린 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너나할 것 없이 대지와 군중 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표곡 '60's Cardin'을 앞두고는 타이거디스코가 찬조 출연하며 골수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무대 앞에 나서 준비한 율동을 자연스럽게 선보였고, 숙련자와 초심자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수련회처럼 정신없이 안무를 따라 추는 진귀한 광경이 연출됐다.


        단 1초의 쉬는 시간도 없이 한 시간 연속으로 내리 이어진 이디오테잎의 공연은 2016년도 펜타포트 무대의 완벽한 재현이자, 팬데믹으로 숨이 멎어가던 페스티벌 문화를 살리는 심장 제세동기와도 같았다. 음압만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찌르는 과격한 신사사이저와 사방으로 공기를 찢는 파워 드러밍, 그 위로 깔리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그야말로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멤버 디알(DR)은 바쁜 드러밍 와중에도 귀여운 손하트를 날렸다!) 이후 현장 뒤편에서 거대 규모의 슬램이 열렸다고 전해 들었을 때, 앞자리에서 생생한 경험도 물론 좋았지만 그 놀라운 모쉬핏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에 일견 아쉬움이 남는다.


        이윽고 모과이(Mogwai)의 차례. 이미 밤을 맞이한 송도 전역은 깜깜한 어둠으로 뒤덮였지만 네모난 공연장을 시작으로 선명하게 퍼져나가는 서슬 퍼런빛은 다음 출연진의 위험도를 내비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모과이의 공연은 약 1시간의 황홀한 '임사 체험'이었다. 차이점이라면 이전 무대와 차원을 달리하는 볼륨의 세기였다. 필자는 앞에서부터 뿌옇고 묵직하게 전신을 강타하는 포스트록 사운드를,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데프헤븐 때 공연처럼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기에 바빴다. 영롱하게 고양감을 자극했던 'Dry fantasy'와 노이즈의 천국을 호출한 대망의 엔딩곡 'Like herod'의 기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그리고 진정한 주인공, 헤드라이너 자우림의 등장만으로 펜타포트의 분위기는 다시 첫날로 돌아간 것 같은 열기에 휩싸였다. 어떠한 소개도, 인사도 필요 없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와 명실상부 히트곡 '매직 카펫 라이드'를 필두로 퍼포먼스는 시작됐다.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 위로!”. 1999년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에 전신을 두고, 2006년 1회 개최부터 그 긴 역사를 이어온 펜타포트가 뭐니뭐니해도 '국내', '록', '페스티벌' 정신에 입각하고 있음을 단번에 증명하는 완벽한 도입의 순간이었다.

        어느덧 밴드들의 밴드, 자우림이 25주년을 맞이했다는 점도 팬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였다. 아쉽게도 교통편 문제로 수많은 인파 너머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난 후 눈물을 머금은 채 금방 돌아서야 했지만, 돌아오는 길 곳곳까지 마중 나오던 그들의 폭발적인 성량과 연주는 귀갓길을 심심치 않게 장식해 주었다.


        이른 시간부터 현란한 테크니션으로 무대를 지배한 더 보울스, 파격적인 복장과 인상적인 무대를 남긴 인디계의 슈퍼밴드 봉제인간, 멤버 강세민의 안타까운 타계 소식만큼이나 강렬한 그리움을 선사했던 세이수미, 재치와 노련미로 현장을 뒤흔든 이승윤 등등... 이날 같이 간 동료들의 입에서는 거품이 낄 정도로 수많은 무대들의 극찬이 거듭 오르내렸다. 체력 부족으로 놓친 아티스트의 이름을 하나하나 헤아릴 때마다, 이때만큼은 몸이 두개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전반적인 운영은 이용에 큰 차질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수준이었다. 예상보다 곱절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피크닉 존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한계를 맞기도 했지만, 하루가 거듭할수록 미숙한 지점은 피드백을 통해 점차 해결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랜만의 개최인만큼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사고가 날 수 있었음에도 더운 이용객을 위한 의료쿨존, 안전을 고려한 경호 및 소방인력 배치, 다회용 식기 반납기 부스 설치 등 충분한 보완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마무리를 일궈낼 수 있었다.

        정말 긴 코로나 시즌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국내 축제 신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아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인데, 이렇게 만족도 높은 페스티벌로 찾아올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소음 민원을 고려한 데시벨 정책과 고질적인 음향 문제 모두 우려와는 달리 공연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그뿐인가. 지금껏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람 에너지'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경험으로 기억될 것만 같다. 펜타포트, 부디 내년에도 볼 수 있기를!



        사진 : 예스컴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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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 장준환(trackc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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