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시나트라처럼 크루닝 창법을 쓰는 그는 음역이 바리톤보다 좀 더 낮은 베이스 바리톤으로 저음이 강하다. 영화 < 브이 포 벤데타 >에 나온 재즈 블루스 발라드 'Cry me a river'의 후렴이나 90년 넘은 고전 팝 'Stardust'에서 피아노와 단신으로 흐르는 파트에서 그의 풍부한 음색이 잘 들리며, 따스한 보이스는 존 레논의 'Imagine'과 토니 베넷 &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듀엣으로 소화한 'Body and soul'의 잔잔한 스타일에서 드러난다. 목소리와 음악이 하나 돼 힘을 발휘한 덕에 'But not for me'나 'I remember you'처럼 긴 곡도 지루할 새 없이 흘러간다. 성대의 깊은 울림이 매력적이어도 이런 분위기의 반복은 청감상 특별한 자극을 주기 힘들다. 모든 노래가 리메이크라 유명한 곡은 쉽게 친해지겠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포인트는 'Moonglow'에서 'Don't worry be happy'의 바비 맥퍼린처럼 악기를 묘사한 창법으로 더블베이스 같은 소리를 낸 그의 스킬이다.
클래식에 비하면 재즈는 그가 느꼈듯이 자유와 즉흥성이 강하지만, 크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재즈 보컬의 솔로 격인 즉흥적 멜로디를 내뱉는 스캣이나 화려한 편곡 등 음악적 치장보다는 다른 곳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악상 기호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과 감정을 공유하는 데 있으며, 밖으로는 클래식과 다르게 무대 위 연주자들과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수많은 음표 위를 날아다니던 작은 새가 자유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시작했다.
-수록곡-
1. Nice 'n' easy
2. Body and soul (Feat. Till Brönner)

3. But not for me
4. Moonglow

5. Cry me a river

6. Some enchanted evening
7. I remember you
8. I've got the world on a string (Feat. Till Brönner)
9. Stardust

10. Willow weep for me
11. Too close for comfort
12. Imag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