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위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ヒューマノイド(Humanoid)'
왠지 작년 카미사마, 보쿠와키즈이테시맛타의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빠른 BPM의 록 사운드, 빈틈이 없을 정도로 꽉 짜인 연주와 뭔가 알듯말듯 쓰여진 가사와 같은 것들이 말이죠. 작사작곡 및 보컬을 맡고 있는 아카네(ACAね)가 주축멤버라는 것 뿐 어느 하나 명쾌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이들의 첫 EP는, 불분명한 정체와 대비되는 명확한 캐릭터와 충실한 음악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표제곡인 이 곡은 얇고 투명한 보이스를 동반한 숨가쁜 세상으로부터의 도주로서, 유니크한 시세계와 함께 서브컬쳐의 메인스트림 부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곡조나 참여 세션 등으로 미루어 보아 보컬로이드와 니코동이 깊게 관계되어 있을 것 같지만, 좀 더 차분히 그 정체가 드러나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13위 오오하라 사쿠라코(大原 櫻子) '泣きたいくらい(울고 싶을 정도로)'
일본의 좋은 보컬리스트를 이야기할 때 제가 자주 언급하는 가수죠. 정직한 창법으로 있는 그대로의 감성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가수인 덕분인데요. 그런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나 있는 은근한 매력의 팝 트랙입니다. '울고 싶을 정도로 당신이 좋다'라는 조금은 촌스러운 가사에 절실함을 부여하는 표현력이 발군. 배우도 겸하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장점입니다. 영화 < 바닷마을 다이어리 >로 유명해진 히로세 스즈가 출연하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영상과 음악을 함께 듣고 있자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힐링이 됩니다. 모든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죠. 찰랑대는 현악의 파도로 듣는 이를 흠뻑 적시는 초반부가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어 버리는, 좋은 팝의 예시로 삼기에 적정한 곡입니다.
12위 스다 마사키(菅田 将暉) 'ロングホープ·フィリア(Long hope Philia)'
저는 사실 노래보다 드라마 <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를 통해 먼저 접한지라 가수로서의 모습이 쉬이 연상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 속 엉뚱한 오리하라 유키토가 겹쳐져서 말이죠. 그런데 로커의 모습도 꽤나 어울리네요. 물론 대표곡이라면 'さよならエレジー(안녕 에레지)'를 언급하는 것이 맞겠지만, 완성도와 매력이 보다 농밀한 이 쪽을 골라봤습니다. 연말이 되니 자꾸 떠올라서 말이죠.
기성 가수의 작품을 받아 활동하는 경우엔 아무래도 둘 간의 상성이 중요해지는데요. 헤비한 메시지성을 담기로 유명한 아마자라시(amazarashi)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예상 외의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보다 편하게 창작자의 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줌과 동시에 가수 본인의 새로운 일면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할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곡조가 평소 아마자라시의 노래를 플레이하기 어렵게 만들었는데, 두 아티스트의 매력을 동시에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프로듀서와 뮤즈, 서로 간의 높은 이해도가 동반된 합작의 선사례. '좌절은 결국 희망의 씨앗'이라는 중심테마의 가사와 함께 들으시길 권장합니다.
11위 포 리미티드 사자비스(04 Limited sazabys) 'My Hero'
올해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입니다. 후련한 펑크 사운드와 하이톤 보컬의 조합은 이들의 전매특허죠. 그것뿐이라면 아마 이 정도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진 못했을 겁니다. 후반부 후렴에서 한 번 더 치고 나가며 구성에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나, 막판 '越えていきたい(코에테이키타이) My hero' 소절의 박자를 늘림과 동시에 등장하는 타이트한 랩 파트 등 세세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힘든 일이 있을지언정 결국 나의 영웅은 내 자신임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되새기게 되죠. 그러고 보니 어쩌면 요즘 떠도는 노동요의 조건에도 꽤나 부합하는 것 같네요. 일이 무료하게 느껴지거나 매너리즘이 오시는 분들은 이 곡을 틀어놓고 업무에 임하시는 건 어떠실지요.
10위 텐더(Tendre) 'Ride'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시작해 여러 팀의 서포트 세션 및 힙합 앨범 프로듀서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카와하로 타로의 솔로 프로젝트인 텐더. 비트를 기본 골격으로, 시티팝과 블랙뮤직의 요소를 덧댐으로서 완성된 이 무국적 지향의 댄스 트랙은 올 한해 레트로 광풍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중요한 한 곡입니다. 이러한 계열의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흔히 예전의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것과 달리, 그의 음악에서는 명확하게 자신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댄서블한 무드 속에서 예전의 시부야 케이와 라운지 뮤직, 록과 EDM의 요소까지 체감이 가능합니다. 트렌디한 흐름 속에서 단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다재다능한 프로듀서가 갈고 닦은 크로스오버의 극한.
9위 안도 유코(安藤 裕子) 'これでいいんだよ(이걸로 됐어)'
일본의 명 프로듀서 코바야시 타케시와 매혹적인 보이스의 안도 유코가 펼치는 이색적인 어반 소울의 세계. 도쿄 메트로가 3년째 시행중인 < Find My Tokyo > 캠페인 송의 일환으로서, 장르의 고혹적인 측면을 잘 살림과 동시에 팝적인 어프로치도 놓치지 않은 수작입니다. 1970년대의 느낌을 재현함과 동시에 세련된 현악편곡을 가미, 화려하지만 고독한 도시의 밤풍경과 휴식이 필요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무심한 듯 세심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본 캠페인의 테마는 여행임에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저 집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위스키를 한잔 홀짝이며 외로움을 곱씹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취입의도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독의 곁에 둘 수 있는 곡이 하나 늘어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올 한해도 잘 버텨냈네요.
8위 험프 백(Hump back) '拝啓、少年よ(삼가 아룁니다, 소년이여)'
여정의 본격적인 서막을 여는, 밴드의 첫 싱글입니다. 처음 이들의 노래인 '星丘公園(호시가오카공원)'를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독창적인 센스가 빛나는 가사와 멜로디, 흘러넘치는 패기 등 차세대 록스타행 티켓을 이미 예약해놓은 듯한 포스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곡 역시 거추장스러운 장식은 모두 벗어던진 채 날카로운 기타리프와 스트레이트한 곡조로 젊음의 일면을 순식간에 그려내는데요. 그 와중에 걸밴드라는 세간의 인식은 불필요한 것으로 자리하며, 그저 밴드로서의 존재감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을 뿐입니다.
이들을 설명할 때 가장 적확한 단어는 바로 '멋지다'라는 겁니다. 보고 있자면 그 반짝반짝함에 압도되어 복잡한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타고 났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겠죠. 거리낄 것이 없는, 그렇기에 자신이 가진 것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세대가 그려내는 시니컬한 청춘의 단편들. 많은 이들이 주목에 부응하는, 그 기대감을 200% 충족시키는 싱글입니다.
7위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 雅治) '甲子園(코시엔)'
실내악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대곡입니다.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포크 – 마칭밴드와 혼 세션으로 구성된 개선가 – 스윙을 가미한 록 등 시시때때로 장면을 바꾸지만 그 연결고리가 전혀 헐겁지 않습니다. 여기서 비롯되는 뚜렷한 기승전결이 여느 뮤지컬이나 영화를 연상하게 하며, 이를 통해 일본인에게 있어 '코시엔(고교야구)'가 가지는 의미를 적확하고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대중가요의 이름으로 이러한 곡이 발표될 수 있다는 것, 또 이것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으며, 개인적으로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음악적 역량에 대해 재고하게 만드는 트랙이기도 했습니다. 코시엔 100회째를 기념해 처음으로 기용되는 주제곡인 만큼 부담감 또한 컸을 텐데, 그것을 이겨내고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 그에겐 그저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네요. 이 또한 코시엔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겠죠.
6위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リトルシンガー(Little singer)'
밴드가 보여줄 수 있는 역동성과 대중성의 최대치. 젊은 세대의 밴드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4인조의 총천연색 세계는 이처럼 밝고 싱그럽습니다. 키보드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인 록 사운드는 좋은 선율로 최고치의 텐션을 그려내고 있으며, '나는 나를 위해서 노래해'라는 바람직한 이기심을 보여주는 가사도 인상적이죠. 모두들 어느 정도는 대중적인 면을 고려해 작업을 진행하나, 이처럼 모든 요소가 대중성과 보편성으로 향해 있는 광경은 적어도 올해엔 이 곡에서만 목격한 것 같습니다.
빠른 BPM임에도 어느 부분 하나 그냥 흘려보내지 않은 탄탄한 연주와 다양한 바리에이션, 전조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는 후렴까지. 롤러코스터같은 구성이지만 산만함은 커녕 더욱 그 세계에 몰두하게 된달까요.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퀄리티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크게 인지도를 올릴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네요.
5위 다 펌프(DA PUMP) 'U.S.A'
그 누가 이 저물어 가는 22년차 아이돌그룹의 메가히트를 예상했을까요. 정말 살아보기 전까지 모르는 게 삶인 것 같습니다. 약 3년 반만에 승부수처럼 던진 이 싱글은 예전 유로댄스의 향기를 가득 품고 있는 트랙. 어떻게 보면 시대에 역행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게 역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젊은 세대들에게는 호기심을 야기했죠. 촌스럽지만 멋있다는 뜻의 '다사각코이(ダサかっこいい)'라는 유행어를 낳는 등 그야말로 2018년 복고열풍의 정점을 찍은 하나의 현상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아티스트인 조 옐로우의 원곡을 기반으로, 디스토션과 베이스라인을 강조하고 신스라인의 해상도를 높여 보다 역동적인 결과물로 재탄생. 중독적인 후렴구와 단순명료한 곡조로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는 망치춤으로 알려진 슛 댄스를 차용한 '이이네댄스'의 커버영상 열풍이 부는 등 SNS 세계에서도 큰 반향을 이끌어냈죠. 21년만의 뮤직스테이션 출연에 이어 홍백가합전 출장까지 완수,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팀을 지켜낸 원년 멤버 잇사(ISSA)의 감격에 찬 이 한마디는 올해 그들이 써 내려간 드라마의 막을 멋지게 닫습니다. “드디어 대표곡이 생겼다!”
4위 센토치히로치치(セントチヒロ·チチ) '夜王子と月の姫(밤의 왕자와 달의 공주)'
록 밴드 고잉 스테디(Going Steady)의 원곡을 밴드 리걸리리(リーガルリリー)가 재편곡, 여기에 아이돌그룹 비쉬(BiSH)의 멤버 센토치히로치치의 가창을 얹어 탄생한 올해의 포스트록 역작입니다. 작년 12월에 열린 소속사 주관 솔로 데뷔 프로젝트에서 당당 1위를 거머쥐며 기회를 얻은 센토치히로치치. 소속 그룹 역시 '악기가 없는 펑크밴드' 콘셉트 하 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이긴 했지만, 솔로 작품에서 보다 장르적으로 파고 들 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무려 7분 50여초동안 노이즈 일색의 디스토션을 타고 펼쳐지는 환상이 드리워진 동화 속 고독. 이를 곧잘 표현하는 그를 보고 있자면, 노래라는 것이 정형화 된 가창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죠.
더불어 편곡과 연주, 코러스에 참여한 밴드에게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안 그래도 작년에 리걸리리의 라이브를 직관했습니다만, 정말 팝록과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한 치의 타협도 없이 맞붙여 놓는 이들의 작법은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놀라움 일색입니다. 악기소리의 음압이 머리를 땅땅 내려치면서도 결국 이어폰을 뺄 수 없게 만들며, 특히 1분여를 남겨놓고 시작되는 폭주는 정말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결의를 엿보게 할 정도입니다. 새로운 시도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낳는다는 사실. 일본의 아이돌 기획은 이래저래 놀라움 투성입니다.
3위 아이묭(あいみょん) 'マリーゴールド(Marigold)'
올해의 신인. 스트리밍 신이 낳은 2018년 최고의 스타. 지금 시점의 애플뮤직 랭킹만 봐도 싱글로는 1위, 2위, 4위, 플레이리스트 1위, 앨범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올해 가장 리퀘스트가 많았던, 더불어 점점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있는 무서운 신예의 출세작이죠. 사실 이 곡에 대한 첫 인상은 다소 평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괜찮은 러브 송 정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머리에 맴도는 것이, 그의 목소리에는 분명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눈치 채게 됩니다.
어쿠스틱함을 살짝 머금은 무자극의 록 사운드, 그 온화함을 살포시 머금는 허스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보이스 컬러. 왜인지 모르겠지만, 러브 송임에도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왈칵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애절함이 있습니다. 담담하지만 결코 허투루 내뱉지 않는 감정의 파편과 파편이 하나의 결정체를 이뤄가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평소 그가 쓰는 가사보다 보편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것이 오히려 대중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다 편하게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매개체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 연말에 나온 '今夜このまま(오늘밤 이대로)'도 맘에 들어 두 곡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역시 상징적인 측면에서는 이 싱글을 뛰어넘을 수가 없네요. 그 정서의 지속력만큼이나 꽤 차트에서 롱런할 것 같은데요.
2위 서치모스(Suchmos) 'Volt-age'
이 곡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겁니다. “더 이상 우리를 'Stay tune'이라는 작은 그릇에 담지 말라!” 7분여의 시간동안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하드록의 문법을 오가는 이들의 자유로움은 더 이상 시티 팝 리바이벌이라는 카테고리로는 담아 낼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반복구절이 없는 기타의 아날로그 톤과 빅 비트의 기운을 담은 퍼커션이 긴장감을 조성한 후, 작전을 변경하듯 시시각각 바뀌는 BPM을 통해 상대방의 주의를 자신들의 페이스로 가져옵니다. 그렇게 혼을 빼놓은 뒤 2분여를 남기고 펼쳐지는 슈게이징/드림팝 맹공엔 정말 속수무책입니다.
무엇보다 이채로운 건 이 곡이 NHK의 2018년 월드컵 주제가였다는 사실인데요. 예년의 곡들이 애국을 통한 승리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스스로의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서의 승리'가 주제의식이었던 래드윔프스의 'カタルシスト(카타르시스트)'와 '지금의 세대야말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세대'임을 강조한 서치모스의 이 곡이 승리라는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 같아 특히 맘에 들었습니다. 세대의 인식변화와 음악적 시도의 화학작용이 아주 세련되게 그리고 조화롭게 구현되어 있다는 점에 있어 이 노래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고요. 아, 그리고 이 곡을 꼽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 라이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노래라는 것!
1위 요네즈 켄시(米津 玄師) 'Lemon'
발매 78일만에 사상 최단기간 100만 다운로드, 유튜브 재생 2억회 돌파, 가라오케 35주 연속 1위, CD렌탈 14주간 1위 등 한치의 이견이 없을 올해의 노래입니다. 요네즈 켄시는 그간 선보인 앨범들이 호평을 받고 이 곡이 나오기 전에도 'アイネクライネ(아이네클라이네)'가 이미 1억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이미 전도유망한 아티스트였죠. 이미 증명된 잠재력이 드라마 주제가라는 기회를 만나니 이토록 큰 파급력이 생겨나네요.
드라마 < 언내츄럴 >에 삽입된 본 곡은, 사실 당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쓰인 노래이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사람을 따스하게 감싸는 듯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당초 오퍼였으나, 작업 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을 겪으며 결국 죽음에 대해 진지한 고찰과 슬픔이 담긴 결과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레몬을 반으로 자르면 나타나는 태양의 모습처럼 당신은 아직도 나의 빛이다'라는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고, 특히 부자연스러운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맞물려 더욱 큰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로 시작해 세상의 편견을 깨고 메인스트림의 우뚝 설 수 있었던 결코 잊지 못할 2018년,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선물 덕분이었겠지요.